박  철    영암예술원 대표  영암문인협회 회장  영암관광지킴이 회장
박  철    영암예술원 대표  영암문인협회 회장  영암관광지킴이 회장

지난 7월 3일, 특허청에 등록하여 소유하고 있던 큰바위얼굴 상표권을 영암군에 무상 양도한 이후 군민과 향우들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다. 사실, 2012년 큰바위얼굴 상표권을 특허청에 등록하게 된 계기는 그동안 나의 활동을 지켜본 지인들의 권고 때문이었다. 아무리 좋은 뜻을 펼친다고 해도 누군가 큰바위얼굴에 대한 특허권을 먼저 취득하고 제재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랴부랴 상표등록을 했다.

나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카메라를 들고 친구들과 처음 월출산을 오르면서부터 월출산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자랑스러운 월출산을 알리기 위해 자료조사, 책자발간, TV 출연 등을 하면서 20여 차례의 사진전을 열었다. 1999년에는 모스크바 한국문화원의 초대를 받아 한국에서 작품을 제작하여 비행기로 수송하여 해외전시를 했다. 또한 월출산을 한국의 대표적인 명산의 반열에 올리기 위해 백두산을 네 차례 촬영하여 서울프레스센터의 갤러리에서 ‘성산(聖山)과 영산(靈山)의 만남 백두산 월출산 사진전’을 열었고, 금강산을 촬영하여 ‘금강산 월출산 사진전’을 열고 개성 넘치는 월출산의 모습을 소개했다. 그리고 월출산을 탐구한 경험을 바탕으로 2008년에 ‘월출산을 관광자원화하기 위한 사진의 활용에 관한 연구’ 석사 논문을 쓰고, 2009년 1월 31일, 구정봉에 홀연히 나타난 큰바위얼굴을 촬영하여 언론에 보도했다.

돌아보면, 이 모든 일들이 월출산과 큰바위얼굴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기획하고 연출한 것처럼 순서대로 진행되었다. 우리 영암은 영암의 지명 유래지인 월출산 구정봉에 나타난 세계 최대의 큰바위얼굴을 주목해야 한다. 나는 큰바위얼굴로 나타난 구정봉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구정봉 아래에 있는 동석(動石)이 영암이 아니라, 구정봉 큰바위얼굴이 바로 영암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2018년 영암군에서 주최한 월출산 국립공원 지정 30주년 심포지엄과 2022년 영암문화원에서 주최한 영암지역 문화콘텐츠 활성화 방안 포럼에서 발표했다. 

우리 영암은 큰바위얼굴을 품은 고장이요, 우리 영암인은 큰바위얼굴을 품은 사람들이다. 하늘이 운명처럼 우리를 그렇게 만들어 놓으셨다. 나는 구정봉에 나타난 큰바위얼굴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 수없이 월출산을 올랐고, 큰바위얼굴의 의미가 담긴 곳이면 서울에서 강화도까지 현장을 찾아다녔다. 그렇게 해서 발로 쓴 세 권의 책을 펴냈다.

월출산 큰바위얼굴은 한국인의 얼굴이다, 그리고 영암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품고 있다. 큰바위얼굴에서 영감을 받은 화가, 음악가, 문인들이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고 있고, 지난 2020년 11월 27일, 우리나라 교과서에 45년간 실렸던 큰바위얼굴의 고향 미국 뉴햄프셔주 일간지 UNION Leader에 ‘큰바위얼굴은 이제 코리아를 지키고 있다’라는 제하에 보도되었다. 

그리고, 2023년 5월 23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국 태권도의 대부 준리기념사업단 출범식에서 국기(國技) 태권도와 함께 월출산 큰바위얼굴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길을 열었고, 행사에 참석한 세계 최대의 박물관을 가진 미국 스미소니언재단의 관계자에게 자료를 전달했다. 월출산과 큰바위얼굴의 세계화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이제 우리 영암인 모두가 함께 나서주셨으면 좋겠다. 그동안 운명처럼 주어진 일들을 감당하며 42년을 헤쳐나왔는데, 이제는 여러 상황이 누적되어 진통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 수는 없다.

우리의 정체성인 큰바위얼굴의 미래를 함께 열어갔으면 좋겠다. 자랑스러운 영암의 미래를 위해 큰바위얼굴을 품고 큰바위얼굴을 알린다면 ‘영암은 세계로, 세계는 영암으로’ 소통하는 큰바위얼굴의 꿈은 우리 시대에 힘찬 날개를 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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