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초의 의병장으로 알려진 양방매(1890~1986) 할머니의 동상 건립이 무주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무주지역에서 영암 금정출신 의병장 양방매의 동상 건립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무주 출신 의병장 강무경(1878~1909)의 부인으로, 남편의 동상만 나제통문 인근에 홀로 서 있는 사실을 안타깝게 여긴 지역민들이 뜻을 모아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무주군민들로 구성된 동상건립위원회는 이번 양방매·강무경 부부의병 동상 건립을 기점으로 나제통문 일대를 ‘의병 성지’로 조성하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금정면 국사봉은 남도 의병의 사령부였다. 즉 ‘호남의소’에 의병본부가 있었는데 이곳을 거점으로 남평·능주·보성·강진·장흥·해남·나주·무안 등 전남 중·남부 지역을 호남 의병들이 장악했다. ‘호남의소’의 핵심 역할은 ‘영암 의병’이었다는 사실이다. 조선을 식민 지배하려는 일본의 계획이 차질을 빚었음은 물론이다. 영암 출신은 아니지만 영암에서 의병부대를 결성하여 활동한 의병들이 적지 않았는데 심남일·강무경 의병장이 대표적이다. 이때 조선 최초의 홍일점 의병 양방매는 의병장 강무경의 부인으로, 1908년 18세가 되던 해에 남편을 따라 의병 활동에 투신했다. 강무경 의병장은 전북 무주 출신으로 심남일과 함께 함평에서 의병을 일으킨 뒤 1908년 가을 왜군들과 전투에서 다친 몸으로 양방매의 집으로 피신한 뒤 치료를 받다 결혼까지 이르게 됐다. 양방매 의병장은 2005년 국가보훈처로부터 뒤늦게 건국포장에 추서돼 남편 강무경 의병장과 함께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묻혔다. 현재 나제통문 인근에는 ‘항일투사 순국 의병장 강무경·홍일점 의병 양방매 부부사적비’가 건립돼 있다.

임진왜란 때 수많은 영암 출신들이 국난극복에 몸을 던졌는데 남성으로는 도포출신 양달사가 조선시대 최초의 의병장이었다면 여성으로는 양방매가 그 뒤를 이었다.

조선 시대부터 내려온 ‘영암 의병’의 빛나는 역사는 1919년 구림과 영암읍에서 일어난 3·1독립 만세운동, 영보항일 농민항쟁으로 계승되었다는 사실을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 양방매 의병장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무주지역 주민들의 작은 운동이 영암사람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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