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염수 방류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전국에 들끓고 있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지 사흘째를 맞은 지난 26일 광주와 전남·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날 한평생 이어온 생계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 어민들은 서울 시청 앞 5개 차도를 꽉 메우고 피맺힌 절규를 쏟아냈다.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일본의 오염수 해양 투기에 반대하는 수많은 인파들은 세종대로 사거리부터 시청광장까지 이어졌다. 미래 세대에 오염된 바다를 떠넘기는 일본과 이를 사실상 용인하는 우리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오히려 ‘괴담’ 수준으로 폄하하며 생업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수산업 종사자들의 목소리도 외면하고 있다.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는 목소리에 묻히긴 했지만, 수확을 앞두고 정부양곡을 방출한 정부와 이를 조장한 농협을 규탄하는 한 맺힌 목소리도 영암에서 울려 퍼졌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영암군농민회, (사)한국후계농업경영인 영암군연합회, (사)전국쌀생산자협회 영암군지부, 영암군 4H연합회 등 영암 농민단체 대표 50여 명은 지난 22일 농협 영암군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양곡 방출을 즉각 중단하라고 외쳤다.

이용범 영암군쌀생산자협회장은 “안 그래도 작황 부진, 생산비 폭등, 인력난 등으로 농사짓기가 힘든데 정부양곡 방출을 보며 가슴이 무너진다”며 “농민을 생각한다는 농협의 요구로 이뤄졌다니 기가 막히고 괘씸하다”고 개탄했다. 김봉식 영암군쌀생산자협회 사무국장은 “이번에 5만 톤을 방출하는 것은 정부에서 우리가 요구하는 쌀값 26만 원을 포기하고 나락 가격을 지금 선에서 맞추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준 것이고, 농민 생존권 쌀값을 지지하는데 의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전광열 한농연 회장은 “폭발적으로 올라버린 생산비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자연재해, 치솟은 이자로 인해 감당이 안되는 농가 부채, 농산물과 소값 폭락 등 벼랑 끝으로 내몰린 농민들은 하루하루를 버티면서 살아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 속에 지난 8월 16일 발표된 정부양곡 방출 결정은 2년 전인 2021년 쌀값 폭락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농민을 무시하고 농업을 포기하는 윤석열 정부를 몰아내야 우리 농민들이 살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선언한다”는 그의 외침이 어업인들의 한 맺힌 목소리와 함께 용산에 생생히 전달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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