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행 / ​​​​군서면 모정리 / ​​​​영암지역자활센터 센터장 / ​​​​동아보건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전라남도교육청 교육참여위원장
이삼행 / ​​​​군서면 모정리 / ​​​​영암지역자활센터 센터장 / ​​​​동아보건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전라남도교육청 교육참여위원장

노인은 다양한 형태로 인생 2막을 살아간다. 80세에도 농기계로 농사짓는 노인, 마을 경로당에서 여가를 보내는 노인, 정든 집을 떠나 요양시설에서 생활하는 노인 등등.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빠르게 고령사회로 가고 있다. 평균수명이 일본, 스위스 다음으로 세계 3위이다. 우리 인구 중 가장 큰 집단인 베이비붐 세대(baby boomer 1955~1963년생) 약 714만 명이 은퇴와 65세 노인으로 진입했다. 산업화 세대(1955~59년생)와 민주화 세대(1960~69년생)를 합치면 대략 1천680만 명 정도이다. 전체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한국사회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이들 세대는 밤낮없이 일해 숨 가쁘게 자식 대학 뒷바라지까지 했으나 정작 자신들의 노후 준비는 하지 못했다. 이들이 대거 은퇴하고 노인으로 진입한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할 때 초고령사회라고 한다. 우리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선진국보다 3배 이상 빠른 속도로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노인에 대한 새로운 생각

지금은 100세 시대이다. 평균수명이 짧던 과거에는 65세 이상 노인을 돌봄 대상으로 진단하고 구분했다. 어느 노 철학자는 “노력하는 사람은 75세까지 성장하고 80세가 되면 노년기에 접어든다”라고 말한다. 80세까지는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건강하게 10년 이상 더 일을 할 수  있다면? 국민연금 고갈, 경제활동 인구감소, 의료보험료 부담 감소 등 한국사회가 직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행복한 장수 생활을 위한 또 다른 대안으로 도시의 베이비부머가 농촌지역이나 지방으로 귀향하는 것도 고려해 볼 일이다. 농촌경제연구원 설문조사를 보면 도시인 60대 이상의 35%가 귀향에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베이비붐 세대들 약 700만 명 중에서 지방으로 5%~10%만 귀향해도 그 영향력은 엄청날 것이다. 5%인 약 35만 명이 지방으로 내려간다고 가정하면 수도권 주택난도 쉽게 해결될 것이다. 

하지만, 도시 베이비부머들은 귀향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 아직 정신과 육체가 건강해 더 일을 하고 싶지만 지방에서 마땅한 일거리를 찾기 어려운 현실 때문이다. 은퇴한 베이비부머들이 대단한 일자리를 원하는 건 아니다. “어느 곳이든 파트타임이나 일주일에 2~3일 정도 일하고 100~150만 원 정도 월급만 받을 수 있다면 만족한다”고 말한다. 국민연금이 있기에 부족한 노후 생활비를 충당하고, 사회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존중받으면 즐겁게 생활할 것 같다는 것이다.

지방은 인구감소로 소멸위기인데 이들 세대가 온다면 지역경제가 살아난다. 이는 지자체만의 노력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전환이 따라야 한다.

고령화사회 15년 먼저 간 일본의 위기 

일본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초고령화 사회다. 1970년부터 고령화사회, 1995년에 고령사회로 돌입했다. 2020년에는 고령화 비율이 28.4%다. 일본의 초고령화 흐름은 더욱 심각해져서 2025년에 30%, 2036년 33.3%에 이르리라 예상한다. 급속한 고령화의 원인으로는 흔히 의료기술 발달에 따른 평균수명 연장과 저출생이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일본은 총예산의 35%를 사회보장관계 비용으로 지출하여 국가부채증가도 심각한 수준이다. 2026년이 되면 고령자 5명 중 1명이 치매환자로 예상되고, 2040년이 되면 지방자치단체 절반이 없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의 심각한 문제는 곧 국가 존망이 달려있다. 1980년대 세계 경제를 호령했던 일본이 경기침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초고령화-저출산 대책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경제는 활력이 없고 사회 혁신도 못하는 있는 일본의 현 상황은 우리에게 큰 경각심을 준다.

노인들 일할 수 있어야 장수사회  

정신과 육체가 건강하여 주체적인 삶이 가능한 노인과 돌봄이 있어야 생활할 수 있는 노인으로 구분해야 한다. 이제는 노인을 보호가 필요한 의존적인 존재로만 규정할 것이 아니라, 노화를 잘 관리 해서 스스로 삶을 꾸려나가려는 주체적인 노인으로 존중하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 바람직한 장수사회는 노인들이 주체적으로 삶을 꾸려 나갈 다양한 기회를 주는 사회이다. 건강한 노인은 생산 시스템 참여가 가능하며 문화, 교육 네트워크를 통해 노인들 개개인의 능력 발현도 가능한 사회구성원이다. 건강하게 사회활동이 가능한 노년기(65~80세 전후)에 대한 사회참여와 복지시스템이 적극 모색되어야 한다.

도시공원에 모여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는 노인들을 위한 여가프로그램, 사회참여 프로그램으로 무엇을 제공했는지 반성해야 한다. 전체 인구에서 5명 중 1명이 노인인데 이들에게 사회 재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최고의 고령자 복지정책이 아닐까?.

물론,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의 행복한 노후도 내 집에서 내가 살던 지역에서 최대한 오랫동안 건강하게 지내도록 지역사회 보호 시스템을 더욱 촘촘하게 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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