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의 랜드마크는 누가 뭐라 해도 국립공원 월출산이다. 따라서 월출산의 가치에 따라 영암군의 자산가치도 달라질 것이다. 즉 월출산은 영암군의 생명줄인 셈이다. 영암군은 이 때문에 월출산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기(氣)를 컨셉으로 ‘기의 고장’을 지금까지 대내외적으로 표방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0월 ‘氣의 고장 영암’이 특허청에 공식 등록되면서 대내외적으로 ‘기의 고장’이라는 법적인 지위와 위상을 갖추게 되면서 공식적으론 8년째 사용해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영암군은 각종 홍보물은 물론, 영암에서 생산된 농·특산품에도 기 브랜드를 내세워 영암군의 대외 이미지를 각인시켜오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대내외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영암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기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와 프로그램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굳이 찾자면 월출산 자락을 따라 조성된 ‘기찬묏길’이 유일한 체험장이라 할 수 있다.

애초 ‘기 건강센터’가 조성돼 체험공간으로 활용됐지만 2017년 사라졌다. 기 건강센터는 건립 당시 기 건강체조를 보급하는 공간으로 운영해오다 발 마사지와 스포츠 마사지 등을 도입하면서 하루 평균 80여 명이 이용할 정도로 여성과 노인층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17년 11월 조훈현 바둑기념관으로 용도가 바뀌면서 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나 프로그램은 아예 사라지고 말았다. 영암을 찾은 관광객들이 ‘기의 고장 영암’을 어떻게 생각할지 무색케 하고 있다.

이는 민선군수 시대로 바뀌면서 전임자의 사업을 소홀히 한 탓이다. 즉 정부 공모사업을 통해 추진해온 역점사업들이 군수가 바뀌면서 소홀히 하거나 중단됨으로써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하고 국고 보조사업이 끊기는 등 행정의 난맥상까지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막대한 예산만 낭비하고 제대로 결실을 보지 못한 채 어정쩡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영암군은 역대 군수를 거쳐오면서 ‘관광영암’ 시대를 열기 위해 문화관광산업의 다변화를 꾀하고 월출산 국립공원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월출산 스테이션 조성사업, 숲속 웰니스 설치사업, 월출산 생태경관사업 등 영암군의 소중한 관광자원인 월출산을 활용하는 다양한 시도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기의 고장 영암’에 정작 기(氣)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장이나 체험 프로그램이 거의 없어 월출산의 상징, 기(氣)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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