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쌀이 처음으로 미국 수출길에 올랐다. 영암군 역사상 첫 미국 수출길을 연 서영암농협(조합장 김원식)은 올해 400톤(12억원 상당)을 시작으로 연간 400~500톤씩 5년간 2천톤(60억원 상당)의 쌀을 미국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동안 용산, 상월, 유천, 용소, 사등, 천해, 초안 등 학산·미암 일대에 전국 최초로 친환경 유기농벼 집적화 재배단지를 조성해 ‘학이 머문 쌀’이라는 상표로 시중에 선을 보이다 올해부터는 미국 시장에 당당히 입성하게 된 것이다. 해마다 ‘토하축제’를 개최하며 청정 이미지를 심어온 서영암농협은 2019년 친환경쌀유통센터를 준공, 친환경 전문 도정시설을 갖추고 GAP(농산물우수관리시설) 지정, 친환경농산물(유기농) 인증, 도지사 품질인증을 각각 받았다.

쌀값 하락과 수입 등으로 국내 시장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미국 수출길에 나서게 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농업의 기계화와 품종의 개량으로 국내 쌀 생산량이 늘고, 수입되는 쌀의 양도 많아지면서, 쌀이 남아도는 시대가 되었다. 게다가 매년 쌀 소비량은 줄고 있어, 쌀은 앞으로도 계속 남아돌 것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쌀 시장 개방화로 인해 쌀도 의무적으로 수입을 해야 한다. 매년 총 41만톤 가량의 쌀을 수입해야 한다. 우리나라 한 해 쌀 생산량의 10%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이처럼 쌀은 남아돌고 쌀값은 계속 떨어져서 농민들의 걱정은 이만저만 아니다. 한 해 동안 고생해서 농사를 지었지만 그만큼 소득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올해는 한때 산지 쌀값이 80㎏당 18만원 선이 무너졌다. 2018년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이 같은 쌀 가격 하락은 전국 최대 쌀 생산지인 전남지역 농가들의 큰 피해로 이어지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시중가보다 10㎏ 당 2천원이 비싼 3만원에 수출에 나선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서영암농협이 협동조합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하겠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긴 하지만 친환경쌀을 무기로 새로운 판로를 해외로 눈을 돌려 우리 농업과 농촌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고자 노력하는 서영암농협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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