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공공도서관 이설부지에 대한 논란을 끝내고 지난 2월 13일 우승희 군수와 김대중 전라남도 교육감은 이전신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2021년 2월 9일 당시 전동평 군수와 장석웅 교육감이 영암공공도서관 이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지 딱 2년 만에 똑같은 행위가 이뤄졌다. 도서관 이설부지를 둘러싸고 지난 2년간 허송세월한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시설이라도 지역주민들과 사전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행·재정적 낭비는 물론 시일만 지연될 뿐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 셈이다.

주민들의 의견수렴을 거친 끝에 191억 원(건물 연면적 3,200㎡) 규모로 건립될 영암공공도서관 신축 이설 사업의 대상지는 당초 영암읍 기찬랜드 부지에서 영암읍 교동지구로 변경 확정됐다. 전라남도교육청은 이번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영암군과 공동으로 오는 2026년 9월 개관을 목표로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전남도교육청에서 운영 중인 영암공공도서관은 영암읍 서남리 영암성당 부근에 1987년 개관했다. 그동안 시설이 노후화되고 규모가 협소해 도서관 기능수행에 한계를 노출, 군민들의 이설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던 터다. 이에 따라 전남도교육청은 도서관이 ‘복합문화’ 공간기능을 갖는 세계적 추세에 따라 전남에서는 첫 번째로 영암공공도서관을 선정, 추진에 나선 것이다. 기존의 도서관 개념을 뛰어넘어 다양한 기능을 갖춘 복합문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복안이었다. 개관 5년 만에 전 세계에서 1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일본 큐슈 사가현의 다케오(武雄) 도서관처럼 도서관과 카페, 서점, 문화센터, 키즈카페가 한곳에 모여 있는 공간을 만들어 교육관광 명소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전 장소는 자연 친화적이면서 교육문화관광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고, 행·재정적인 면에서도 가장 효율적인 곳이 기찬랜드 일원이라는 것이 영암군과 전라남도교육청·영암교육지원청의 당초 판단이었다. 다케오(武雄) 도서관 덕분에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다케오시는 인구 5만의 떠나는 지역에서 돌아오는 곳으로 되살아났다는 점에서 영암군도 큰 기대를 갖게 했지만 군민들의 공감대를 얻지는 못했다.

결국, 행정 편의주의에 의한 일방적 추진이 화를 불러왔듯 지난 일을 교훈 삼아 국내외 공공도서관을 벤치마킹하고 먼 장래를 내다보고 일본의 다케오 도서관처럼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도서관이 들어서길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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