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은 최근 ‘핑퐁 민원’을 근절하기 위한 ‘업무조정 TF팀’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2개 이상의 부서가 연계되는 복합민원이나 복잡하고 다변화된 행정환경 변화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복합업무를 효과적으로 조정하고 민원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소관이 불분명한 민원이나 업무가 발생하면 주관부서인 혁신전략팀이 배심원단 가운데 분쟁이 있는 부서를 제외한 7명의 배심원을 추첨하여 회의를 소집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등 구체적인 안까지 제시됐다.

영암군은 2023년을 ‘영암군 혁신 원년의 해’로 삼고 시책 일몰제와 행사성 사업평가제, 혁신시책 발굴, 협업TF팀 운영, 군민참여 거버넌스 행정, 데이터 기반 과학행정을 비롯한 다양한 시책을 펼쳐 군의 행정혁신을 이끈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사실, 그동안 군수가 군민과의 소통은 있으되, 공무원과의 소통이 안되면서 일부 군민들에게 불신(不信)을 쌓아왔다. 군수의 의지와는 달리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은 배경에는 공무원들의 소극행정이 한 몫을 했다는 점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행정적인 절차(?)를 앞세운 공무원들의 소극행정이 군민들의 기대치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2021년 7월부터 명확하지 않은 법령 등으로 해결되지 못한 문제를 국민이 직접 정부에 요청하는 방식과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공무원에 대해서 신고할 수 있는 '적극행정 운영규정 및 지방공무원 적극행정 운영규정' 개정안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 전라남도 역시 곧이어 공직자들의 ‘적극행정’을 지원하고 보호할 ‘전라남도 적극행정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바 있다.

정부와 광역자치단체가 이처럼 제도적으로 ‘적극행정’에 나서고, 심지어 경진대회를 열어 우수공무원을 선발해 특전을 부여하고 있지만 여전히 공직사회에 만연돼 있는 무사안일과 복지부동하는 공무원들의 ‘소극행정’은 퇴출되지 않고 있다.

비록 늦었지만, 이번에 영암군이 새로 도입한 ‘업무조정 TF팀’의 성공적인 운영을 통해 공정하고 신속한 민원처리로 혁신행정을 구현하고 그동안 영암군 공직사회에 누적된 불신의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