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 값 하락으로 축산 농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올들어 한우 가격은 2021년과 비교했을 때 최소 30만원에서 최대 170만원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이는 한우 사육두수 증가, 소고기 무관세 수입, 경제위축으로 인한 소비둔화 등이 꼽히고 있다.

그럼에도 사료 값은 크게 올라 또다시 소값 파동이 재현되는 것 아닌가 축산 농가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소 사료값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올라, 전쟁 전 25kg 한 포대당 1만1천원 하던 것이 1만5천원까지 약 80% 가까이 올랐다. 사료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추세다.

결국, 송아지를 입식해 2년간 키워 큰 소를 출하하는 데 예전엔 1마리당 300만원 정도의 소사료 값이 들었다면 지금은 500만원이 든다는 것이다. 여기에 금리, 인건비 등도 올라 경매가격이 떨어지면 키울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됐다.

한우 가격 폭락은 지난달 경북 예천의 한 농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까지 나올 정도로 심각하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상황은 다르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크게 오른 한우 가격은 상승세를 멈추고 최근 소폭 하락했지만, 그간 오름폭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산지 소 값은 크게 떨어졌는데도 정작 소비자 가격은 큰 폭의 하락을 체감하기 어렵다고들 토로한다. 산지와 소비자의 온도 차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하락한 한우 가격이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개선책이 절실할 때이지만 정부의 대응은 보이질 않는다.

이에 따라, 전라남도는 사료 구매자금 무이자 지원 등 농가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정부에 경영안정 대책을 건의하는 등 한우 가격 안정대책 추진에 나섰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사료구매자금 무이자 지원 24억원 등 한우농가 경영안정을 위해 신규 및 기존사업을 확대해 27개 사업에 1천753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지원계획은 단기처방에 따를 뿐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한우 농가들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수급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 더 이상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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