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길 / 군서면 오산리/베트남참전국가유공자/영암순복음교회 은퇴 장로
오병길 / 군서면 오산리/베트남참전국가유공자/영암순복음교회 은퇴 장로

올해 여름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바로 우리 집 앞에 영암읍에 사는 젊은 부부가 논에 모를 심기 위하여 낙차가 5m가량 높은 곳으로부터 물을 공급하기 위하여 호스를 연결하는 등 애를 썼으나 물은 호스 관을 통과하지 않았다. 이 부부는 틈나는 대로 시도를 여러 번 시도했으나 실패하였다.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란 이럴 때 써야 할 말이 아닌가 싶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게 되어 있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 아닌가?

이를 멀리서 지켜본 필자가 집안 손녀뻘이 되는 관계로 물이 들어오는 첫머리에 호스보다 구경이 큰 플라스틱 관을 연결해보라고 조언했다. 그러자 비로소 호스에 물이 흐르는 것이 아닌가? 손녀는 고맙다는 뜻으로 멀리서 여러 번 머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이들에게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지혜란 지식 유무에 상관없이 삶의 연륜에서 오는 것 같다. 필자가 젊은 부부보다 공부도 많이 한 것도 아니요,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닐 테고.. 인간은 나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그러나 어떠한 영웅호걸도 피해갈 수 없는 이것은 조물주의 섭리이다. 다만 정도에 차이만 있을 뿐이다. 생로병사도 생사화복도 하물며 미물까지도 이러한 현상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간은 만물에 영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인간도 이 두 가지 현실 앞에서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사람의 지혜로 되는 일도 있고 안 되는 일도 있다. 

난세에는 지혜로운 자가 살아 남는다.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도 최종학력이 초등학교 4학년 중퇴에 불과했지만 지혜로 재벌의 총수가 되지 않았는가. 탈무드에 물고기 한 마리를 주면 하루를 살 수 있지만 그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면 평생을 살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영암은 인간의 지혜로 영산강을 개발하여 엄청난 부를 창출하였다. 일부 사람들은 맛있는 고기를 먹지 못해서 아쉬움을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고 영산강을 자연 그대로 놔두었더라면 관광지가 되었을 것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두 마리의 토끼는 한꺼번에 잡을 수 없는 것이고 노루를 쫓는 자는 토끼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물론 바다에서 나오는 해산물을 잡아서 생계에 도움이 되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자 된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영산강을 개발하면서 국가 차원에 대불공단이 생겼고 영산강 주변에 살던 많은 군서·도포·시종·서호·삼호·미암·학산 주민들에게 좋은 조건으로 일정량씩 토지를 분양함으로 골고루 잘 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중에서도 젊은 사람들은 부자가 안 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부를 이루고 산다. 영암처럼 농사짓기 좋은 곳이 우리나라에서 몇 군데나 있을까 이런 말을 필자는 늘상 말한다. 영암은 어느 군보다 잘 산다. 산골짜기까지 물이 공급되어 천수답이 없어졌다. 이 모두가 강의 혜택이 아닌가. 

결론은 이 지구상에 모든 동식물의 생명의 근원은 물에 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물은 정직하다 세상에 모든 일이 물처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처럼 자연에 순리처럼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물은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새끼를 살리는 사람을 비롯한 모든 동물의 어미와 같은 존재다. 사람을 비롯한 모든 동물은 한 순간이라도 더 살기를 간절한 소망이 있다.

또한 부모는 자기 목숨보다 자식의 목숨을 더 사랑한다. 다른 동물도 마찬가진 것을 필자는 여러 번 보았다. 오래전에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젊은 아주머니가 4살 되는 사내아이를 데리고 동물원 구경을 갔다. 그런데 이 아이가 호기심이 생겼든지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몰라도 머리를 쇠창살 사이로 쑥 집어넣었다. 그런데 이것을 본 사자가 저쪽에서 엉금엉금 걸어오고 있지 않은가 이것을 본 어머니는 두 손으로 양쪽에 쇠창살을 부여잡고 잡아 제쳤다. 아이의 목은 무사히 빠져나왔다. 여자는 약하나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자식은 부모의 분신이라고 한다. 어머니가 아니면 이러한 괴력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이 자식에 대한 사랑이요 자아본능이 발동한 것이다. 나중에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져서 뉴욕타임스에 대서특필됐다고 한다.  

영암은 월출산이란 천혜의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금강산을 몇 번이나 관광했던 사람의 얘기가 월출산은 부분적으로 보면 금강산에 못지않다고 말한다. 여기에 필자도 금강산을 관광했기에 공감한다. 월출산이 좋아 필자가 알기에도 우리 지역에 두 사람이나 이사를 왔다. 필자는 영암인이라는 게 퍽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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