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통합RPC)이 최근 수년 간 나락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도정수율을 조작한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영암군농민회가 제기한 이 같은 의혹은 농민들을 상대로 부정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응분의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영암군농민회가 주장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통합RPC 자체 감사 결과, 공장 유량계와 경제통합시스템에 기입된 도정수율 수치가 평균 2~3% 이상 차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또한 쌀을 판매하고 받지 못한 대금의 일부를 수개월 동안 받은 것으로 허위 표기돼 있는 사실 등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에 감사를 요청했으나 전문감사 능력이 없다며 장부 오기 건 등에 대해 경미한 수준의 인사 조치만 권고하고 사건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수율 차이로 인해 발생한 원료환산과부족 수량은 1천170톤이며, 3년 평균단가(6만원/40kg)를 적용하면 17억5천여만원의 이득을 취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뿐만 아니라 2018년 이전에도 이런 차이가 지속적으로 발생된 것으로 확인되어 그 규모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는 것이 농민회 측의 주장이다.

영암군농민회 측의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통합RPC를 믿고 거래를 해온 농민조합원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범한 범죄행위이다. 도덕성에도 심대한 타격을 주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통합RPC 측은 속히 해명하고 의문을 해소해줘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통합RPC 측은 사법기관에 고발하여 진실을 밝히라고 하는 농민회의 요구를 무시하고 일부 이사들은 이번 사건을 무마하려 한다는 소문마저 돌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영암군농민회는 통합RPC 측의 답변이 없을 경우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 항의방문, 고발 조치 등 농민회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음에도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영암군농민회는 최근 통합RPC를 항의 방문하여 개혁안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사안은 그냥 쉬쉬하며 넘어갈 일 아니다. 농민조합원들에게 신뢰받는 통합RPC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응분의 책임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