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은 올해 380억 원 규모의 ‘영암사랑상품권’을 발행, 지난 1월 1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그러나 당초 10%에 달하던 할인율이 지류 3%, 카드·모바일이 5% 밖에 안된다고 한다. 다만, 설 명절이 속한 1월에는 한시적으로 지류 5%, 카드·모바일 10%의 특별할인율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 예산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지역화폐로 통용되고 있는 ‘영암사랑상품권’은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활성화에 상당한 기여를 해오고 있다. 전국의 각 지자체마다 지역화폐를 앞다퉈 발행하고 있는 것은 위축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지역화폐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발행하는 일종의 대안 화폐로, 해당 지자체 관내 가맹점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지역화폐는 자본이 지역 내에서만 회전되기 때문에 지역 내부의 경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 내 소비 진작을 통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매출을 늘리고 나아가 중소기업체들의 생산 증가로 선순환 구조를 꾀하고자 한 것이 지역화폐인 것이다. 상품권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할인되어 좋고, 상품권을 받는 소상공인 전통시장 등은 매출이 늘어 좋으며, 지자체는 지역경제가 활성화되어 좋은 일석삼조의 효과를 내는 효자상품인 셈이다. 

그동안 영암군은 지난 2007년 첫 도입 이후 2020년 197억, 2021년 286억, 2022년 280억 원 가량의 ‘영암사랑상품권’이 판매되면서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그나마 어려운 지역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더 나아가 코로나 사태로 지급된 재난지원금을 비롯 농어민 공익수당, 각종 복지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런데 현 정부는 올해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가 민주당의 반대로 부활시켰지만 반 토막이 난 상황이다. 결국, 각 지자체는 할인율을 10%에서 7% 또는 5%로 내릴 수밖에 없고, 1인당 한도액도 줄여야 할 상황이다. 정권이 바뀌면서 농어촌과 지역경제는 어디까지 내리막길을 걸을지 가늠할 수가 없다. 이제 시작되는 인고의 세월, 4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서글픈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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