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연 /  사회복지학 박사 / 영암문화포럼 상임대표 / 한국청소년인권센터 이사장
강병연 /  사회복지학 박사 / 영암문화포럼 상임대표 / 한국청소년인권센터 이사장

방학은 학교에서 수업을 하지않는 일정 기간동안 학기가 끝난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 있으며, 새 학기가 시작되는 바로 직전에 초중고 학생들에게만 실시하는 봄 방학이 있다. 모든 학교가 겨울방학에 들어가는 12월이다. 

그동안 학기의 수업을 어떻게 지냈는지에 상관없이 대상 학생들에게는 느긋한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들의 생각과는 다른 또 하나의 염려스러움이 다가온다. 방학 기간 동안 성적과 돌봄에 대한 염려이다. 우리나라는 8.15광복과 함께 그동안 3학기제였던 교육체제가 2학기제로 개편되었으며, 현 교육의 제도는 1961년 교육법 개정에 따라 채택된 것이다. 방학에 대한 정의는 건전한 심신의 발달을 위한 장기간의 쉼이라고 할 수 있다. “건전한 심신의 발달”이란 지적 측면의 교육도 중요하지만 덕성과 체력단련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정리하면 방학 기간 동안 전인적 교육 기간에 해당하는 것으로, 부모님들이 생각하는 성적에 대한 부분과는 거리감이 있다.

우리나라 교육이 처음부터 지적 측면만 강조했던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교육의 역사는 삼국시대로부터 출발한다. 고구려의 경당과 신라의 화랑도가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당시의 교육은 지덕체를 겸비하도록 하는 교육이었다. 그런데 고려 초 광종 때 도입된 과거제도는 덕과 체를 경시하고 지적 교육만 강조하였다. 이러한 교육제도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시대까지 지속되었으며, 조선후기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옛날의 학교는 예를 익히고 락을 익히는 것이다“라며 과거제도가 인격 형성의 장애가 되고 있음을 역설했다. 그러나 과거제도를 부정하는 실학자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과거를 위해 젊음을 바쳤고, 과거제도 또한 존속되었는데 이는 과거에 합격함으로써 부와 명예를 한순간에 거머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폐단은 일제 강점기를 거쳐 입시지옥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오늘날까지 지속돼 오고 있다. 지금도 우리나라 교육제도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학부모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2015년 개정된 교육과정에 따르면, ”창의적 체험활동(創意的體驗活動)은 국가 수준의 초·중·고(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교과 이외의 활동을 말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의 4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어 일정한 수업 시수의 목표아래 교과 수업 외에 영역별 활동이 시행하고 있다. 또한 중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자유학기제와 자유 학년제는 수업시수의 계획 속에서 실시하고 있는 현실이나 2025년에 실시 예정인 고교 학점제 역시 학교 교사나 학부모 입장에서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관망하고 있는 현실이다. 

방학 기간 동안에 실시하여야 할 전인교육은 질풍 노도와 같은 청소년기에 꼭 필요한 기회이나 현실에서의 적용하기란 매우 힘든 상황에서 1차적인 책임은 부모에게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교육 제도 속에서 청소년 인구 대비 사교육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승신의 연구에 의하면 사교육비 문제는 한국사회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가장 본질적이고도, 효과적인 출발점인 동시에 종착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녀 교육에 관한 관심도는 가계의 제1순위의 중요한 문제임에 틀림없다. 부모들은 자녀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의 학벌위주의 사회에서 자녀의 지위상승은 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며 자녀의 성공적 교육이 가계의 중요과업이 되고 있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특히 인적 자원을 배출한다는 의미에서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교육투자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에 대한 관심이 최근에는 점점 심화되면서 과잉 교육열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즉 학력이 교육의 목표이자 결과로 오인하는 측면이 없지 않고, 일류대학 입학이 미래의 전망과 직결되는 것처럼 생각되는 경향이 있다. 

인적자본 이론에 따르면 교육은 미래의 예상되는 수익의 흐름과 교육에 소요되는 비용에 의해 결정되는 투자행위라 할 수 있다. 이때 교육투자의 수익률은 교육투자를 결정하고 개인의 임금 및 미래 소득향상과 사회 지위획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므로 가계는 물적 자원의 확대뿐 아니라 인적 자원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욕구가 커지고 있어 교육비에 대한 지출 비중은 계속 증가될 것으로 예측된다. 전 생애를 두고 볼 때 결코 길지 않는 방학 기간을 사교육도 좋지만 자녀들의 올바른 인격 형성을 위해 투자할 부모는 없는지 궁금하다. 최소한의 일정 기간 동안 배낭에 소정의 비용으로 여행을 떠나게 하는 기회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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