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행복

덕진면 출신 신용배(사진) 수원지방법원 조정위원이 최근 ‘할머니’란 책을 발간했다.

이 책은 한국전쟁 때 아버지의 행방도 모르고 젓갈 장사하는 할머니의 보살핌 속에 어렵게 자란 저자의 힘겨운 삶이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왜? 나는 이 글을 써야만 했나”를 시작으로 △재 묻은 찬밥 △입으로 빨아낸 고름 △이고 오신 자전거 △밤을 새운 두레질 △지문이 다 지워진 열 손가락 △개구멍에 갖다 버린 짚더미 △‘알래댁’ 가마니 △짚방석에 붙어버린 알사탕 △굴러가는 나뭇단 △한숨으로 채운 벼 세 가마 △신문 돌리기 등 저자가 20대 초반까지 고향에서 할머니와 힘겹게 살았던 이야기가 담겼다.

저자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항상 소외되어 지내야 하는 게 현대 사회의 그늘임이 분명하다”면서 “나이 드신 분들에겐 어려웠던 지난날들을 꿋꿋이 이겨낸 추억을 회상하면서 잠시라도 즐거움에 젖었으면 좋겠다. 또한 젊은 분들과 청소년들은 그리 멀지도 않은 옛날에 이러한 일들이 일상이었다는 것을 알고, 오늘날의 행복한 나날들이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음에 공감하면서,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사랑과 존경하는 마음이 더 많이 우러나게 된다면 참으로 이보다 더 큰 보람이 어디 있겠는가”고 말했다.

덕진면 노송리에서 태어난 저자는 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정년퇴직한 뒤 수원지방법원 조정위원과 한국평생교육진흥원 전국학부모지원센터 전문강사,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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