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연 /  사회복지학 박사 / 영암문화포럼 상임대표 / 한국청소년인권센터 이사장
강병연 /  사회복지학 박사 / 영암문화포럼 상임대표 / 한국청소년인권센터 이사장

다문화란 서로 다름(차이)을 존중하는 공동체 문화이다. 서로 다름은 서로 같음을 전제로 출발 되어진다. 인종, 국적, 성, 연령, 장애, 비장애, 계급을 넘어서 인류라는 공통점이 존중되는 것이 다문화의 기초이다. 다문화는 다양한 언어, 문화, 민족, 종교 등을 통해서 서로의 정체성(identity)을 인정하고,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사회적 질서를 말한다.  

21세기는 '다문화 시대'이다. 멀티 컬쳐(multi culture)는 시대적 조류인 것이다. 문화란 인류가 창조해낸 모든 정신 활동의 소산을 일컫는 말이다. 그만큼 그 종류가 다양하다. 지금까지 인류는 국가별, 인종별, 성별, 집단별 등 다양한 문화 유형이 만들고 축적해왔다. 우리나라에서 거론되는 다문화주의는 한국의 경제성장에 따라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 또는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유입되고 있는 이주여성들에 대한 배타적 차별과 편견을 없애자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문화라는 용어가 우리 사회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이후로 늘어가는 국제결혼과 함께 다문화 가정을 이루면서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주로 아시아 여성들이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여 한국사회에 편입되는 형태로 다문화 가정이 형성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순수혈통을 자랑하는 단일민족의 자부심으로 교육현장에서 민족문화에 대한 교육과 한글을 사랑하자는 정책을 펴 왔는데 한국의 경제성장에 따라 유입되고 있는 외국 근로자, 교환학생, 또한 국제결혼을 통해 이주여성들의 급격한 증가로 혼혈의 다문화 사회로 변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국은 다른 다문화 국가와 달리 하나의 언어와 하나의 역사를 가진 나라라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인종과 민족 그리고 언어마저 서로 다른 다문화 사회의 정책을 맹목적으로 답습하여 한국사회와 동화하고 적응하도록 돕는 일을 소홀히 하는 다문화 정책이라면, 이는 다시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인종적 편견을 벗어나 이주민들의 권리와 입장을 존중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다문화 정책에 있어 국내에 이주한 이들이 한국사회에 화합하고 잘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그렇지 않고 마치 물에 떠 있는 기름처럼 함께 어울리지 못하는 이방인으로 남게 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와 같은 다문화 가족의 급속한 증가에 그들의 고유문화를 방치할 경우 문화가 사라지는 과정에서 그들의 기본권이 박탈당할 수 있기 때문에 정책적인 대안이 필요할 때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외국인 근로자, 결혼이민자, 유학생 등 다양한 외국인의 유입으로 급속히 다문화 사회로 전환되어가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 수는 2019년 체류 외국인이 250만여 명을 넘어섰으나, 2021년에는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국인 입국의 어려움으로 파악되고 있는 현실이나 앞으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2000년도 49만여 명에 비교하면 급속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외국인 거주자들이 증가하는 것은 국내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요소다. 국내 인구증가율이 급속히 줄어드는 상황에서 외국인 거주자 증가는 근로 인력충원, 소비 진작 효과 발생, 국내 문화적 다양성 증진과 같은 효과를 낳는다. 최근 통계자료에 의하면 다문화 가구의 수는 34만6천17가구로 나타났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이제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국내 외국인 거주자가 200만여 명을 넘어서고 있는 시점에서 외국의 사례를 살펴볼 때, 세계에서 도시 경쟁력이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진 뉴욕, 런던, 도쿄, 파리, 워싱턴, 싱가포르 등은 대부분 외국인 거주 비율이 다른 도시에 비해 비교적 높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뉴욕 인구 중 외국인 거주자가 34%, 런던은 31% 달한다고 한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외국인 거주자들의 비율은 높은 편은 아니나 현재의 증가 속도로 본다면 정책의 방향 설정에 신경을 써야 할 때라고 본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여성 결혼자는 자국 문화와 한국 문화의 차이, 언어 소통의 어려움, 생활습관 및 사고방식의 차이를 경험하게 되면서 결혼 초기에는 한국어를 잘 구사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부 간, 가족 간에 오해가 생기기 쉽다. 전통적으로 남편 중심적인 생활문화를 가지고 있는 한국에서 가족 내 문화 충돌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이 여성들은 대부분 가정주부로 지내거나 남편과 함께 농축업과 관련된 일을 함으로써 한국사회에 참여할 기회가 거의 없을 뿐만아니라 주위의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사회활동을 하지 못한 채 주로 남편이나 시집 식구와만 지내기 때문에 한국 문화와 사회에 적응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다. 외국인들에 대한 주거 환경이나 교육, 행정, 의료,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기반 환경이 미흡하다고 볼 수 있으며 내국인들의 다문화에 대한 이해와 포용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필자는 우수하고 능력 있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매력을 느끼며 애착을 갖고 찾아올 수 있는 제반 여건의 조성에 힘써야 할 때라고 생각하며, 최근 언론에 우리나라 출생아 100명 중 6명이다문화 가정의 아이로 출생하고 있는 현실에서 다문화 가정의 자녀에 대한 노력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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