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강국 마한의 꿈이 담긴 ‘마한! 세계로, 미래를 디자인하다’라는 슬로건을 표방한 전라남도가 주최하는 ‘2022 마한문화 행사’는 오는 11월 3일 시종 마한문화공원에서 열린다. 전남문화재단과 초당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주관한 ‘마한, 쏙쏙쏙 어디까지 가봤니?’ 행사의 하나인 ‘마한 캐릭터’ 공모전을 시작으로 화려한 막이 올랐다. 필자가 재직한 대학에서 이번 행사를 전남문화재단과 함께 주관하고 있다. 작년에 나주 다음 개최지로 영암을 적극적으로 추천하였던 필자는, 마한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행사의 성격을 어떻게 극대화하게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오늘은 행사와 관련된 얘기를 해보려 한다.

‘2022 마한문화 행사’

2019년 이른바 ‘마한특별법’이라 하여 마한을 포함한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탐라 등 고대국가들의 역사문화자원을 발굴, 보존, 연구, 활용을 목적으로 제정된 특별법은 그동안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중심의 역사에서 소외된 마한사를 획기적으로 재정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마한에서 변한, 진한이 나오고 백제가 마한의 땅에서 나라를 세웠다. 마한이 한국 고대사의 뿌리이다. 그 마한문화의 중심지이자 발상지가 영산강 유역이었다. 특별법에서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마한을 설정한 것은 이 때문이다. 마한의 영역은 서쪽으로는 섬진강을 경계로, 북쪽으로는 한강 유역, 동쪽으로는 강원도 일부, 충남북까지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후 6세기 중엽까지 근 800여 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나주, 영암, 해남, 함평, 보성, 고흥, 순천, 담양, 광양, 여수, 무안 등 전남 전역에 웅장하게 버티고 있는 마한 유산은 과거의 찬란한 역사를 웅변하고 있다. 

특별법 제정을 기념하여 전라남도는 2020년 서울에서 ‘해상강국 마한’을 주제로 마한 행사를 열어 전 국민에게 마한 역사의 우수함을 알렸다. 2021년에는 나주에서 마한 행사를 하였고, 2022년 올해는 영암 시종에 있는 마한문화공원에서 마한문화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찬란한 마한문화를 전 국민과 함께 즐기는 다양한 행사로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국립마한센터를 전남에 유치하려는 것을 국정 과제로 삼은 전라남도의 집념이 뜻을 이루어 국립마한센터 타당성 검토 예산이 2023년 국비에 포함되어 어느 해보다 뜻깊은 행사가 치러지고 있다. 국립마한센터 타당성 검토 예산의 국비 반영은 센터의 전남 유치에 청신호라 할 것이다. 이를 관철한 관계 공무원의 집념과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전남의 지향성을 보여주다

마한은 넓은 바다나 다름없는 영산강을 중심으로 중국, 백제, 일본, 가야, 베트남 등 동아시아 여러 나라와 활발한 교류를 하여 교류, 융합의 특질이 깃든 마한문화를 이루었다. 전라남도는 ‘해상강국 마한’을 건설한 마한의 정체성을, ‘세계로 웅비하는 전남’의 상징으로 삼고 있다. ‘마한! 세계로, 미래를 디자인하다’라는 슬로건은 전라남도의 지향성을 보여준다. 

‘마한, 쏙쏙쏙 어디까지 가봤니?’에서 올해 처음 시도한 행사가 마한 캐릭터(C.I) 및 브랜드(B.I) 공모전이었다. 지난 8월 20일부터 10월 10일까지 공모한 마한 C.I, B.I, 공모전은 전국에서 처음 시도한 행사였기 때문에 주관사인 전남문화재단과 초당대 산학협력단에서는 응모작품의 규모와 수준에 대해 적지 않은 고민을 하였다. 하지만 막상 응모작품이 20여 점 가까이 되고, 작품 수준 또한 매우 뛰어나 필자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무척 고무되어 있다. 서울, 강원도, 경기, 경북, 충북, 충남, 전남 등 전국에서 골고루 응모하였다. 전남 출토 마한 유물로써 ‘해상강국 마한’ 주제에 맞는 C.I, B.I를 개발한 작품들이다. 응모작품은 전문가 심사점수와 마한행사가 열리는 11월 3일 현장 관객 심사점수를 합하여 입상작을 선정하는 새로운 방법을 동원하여 관심 있는 이들을 설레게 한다. 입상작은 마한행사에 필요한 기념품 및 행사 로고 등에 활용하고, 전시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마한, 쏙쏙쏙 어디까지 가봤니’의 또 다른 행사는 마한 유적지 및 유적지 주변의 다양한 유적지를 함께 직접 찾아다니는 ’스탬프 투어‘이다. 이는 답사단이 단체로 인솔 강사의 안내로 답사하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곧 개개인이 원하는 곳을 찾아 그 지역의 역사와 유물을 천착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투어는 행사 당일인 11월 3일과 4일 실시된다. 선착순 접수인데 벌써 예정 인원을 훨씬 초과한 투어는 행사장이 있는 영암 시종을 중심으로 한 영암 일대, 나주 반남, 복암리 고분군, 순천, 광양, 여수 등 섬진강 유역권 등 전남 주요한 마한 유적지를 중심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이 투어에는 중고등학생, 일반인, 외국인 대학생 등 다양한 계층, 집단이 참여한다. 코스모스가 활짝 핀 들판을 거닐며 보물로 지정된 정촌고분의 금동신발의 화려한 문양을 창조한 고대 마한 문명인의 모습을 상상만 해도 기쁘다. 

‘마한, 쏙쏙쏙 어디까지 가봤니’의 세 번째 행사는 마한 그림 그리기 대회이다. 이 행사는 작년에도 있었지만, 올해는 작년과 차별화되어 있다. 참가대상은 작년에는 초등학생이 주 대상이지만, 올해는 중고등학생도 참여한다. 특히 행사가 열리는 영암군 시종면 부녀회원들도 마한 그림 그리기 대회에 참여하여 자녀, 손자들과 실력을 겨룬다. 2022 마한문화행사가 열리는 마한문화공원에 어린 초등학생, 젊음을 맘껏 발산하는 중고등학생, 60∼70세의 부녀회원 등 170여 명이 어우러져 공원 곳곳에서 돛자리를 깔고 찬란히 빛났던 마한을 그리고 있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마냥 나온다. 행사준비위원회는 출품작품 가운데 우수작을 선정하고, 출품작품을 한곳에 전시하는 사진전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주최 측은 마한 캐릭터 현장 심사, 마한 스탬프 투어, 마한 그림 그리기 대회를 유튜브로 생중계하여 국민들과 함께 문화행사를 공유할 예정이다. ‘마한, 쏙쏙쏙 어디까지 가봤니?’ 행사를 통해 해상왕국 마한의 정체성이 새삼 확인하게 될 것이다. 이번 행사는 국민들에게 마한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 그 실체를 알게 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다. 11월 3일 영암 시종 마한문화공원에서 열리는 ‘2022 마한문화 행사’에 전 도민, 특히 영암군민의 응원이 어느 해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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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박해현(문학박사·초당대 교양교직학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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