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발전목표)

현의송 / 학산면 광암마을生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 전 농민신문사 사장 한 ·일농업농촌문화연구소   공동대표
현의송 / 학산면 광암마을生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 전 농민신문사 사장 한 ·일농업농촌문화연구소   공동대표

요즘 들어 우리나라의 농촌사회가 이대로 존속가능한가? 하는 의문이 든다. 꿈에도 그리던 내 고향 농촌 마을은 꿈속에서만 있을 뿐 현실에서는 없는 공간이 될 것인가? 늘 걱정이 된다. 도시 지역에서 물질적 풍요를 이루고 살고 있지만 어쩐지 마음속에는 상실감이 있어서 정신적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고향 마을에 자주 가는 편이다.

어린 시절 고향을 떠나 대도시로 나와 학업과 일을 했다. 고향마을의 공동체적 상부상조하는 삶을 잠시 맛보았으나 그 후는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실패와 성공을 반복했다. 이 시대를 사는 우리 사회는 공동사회에서 이익사회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와중에 얻은 것도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을 너무 많이 잃었다. 즉 공동체적 삶이라는 인간 본능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는 개발경제 시대를 지내면서 환경 문제는 등한시했던 점도 사실이다. 이제 환경이 경제보다 먼저 우선시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현재의 코로나19의 문제도 지구환경 파괴에서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1차 산업인 농업은 자연에서 농산물을 생산하는 산업이다. 그래서 자연과 친하지 않으면 안된다. 즉 자연환경과 매우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하면서 생산물을 얻는 산업이므로 가장 친환경적인 산업이다. 토양은 인간생활의 기초가 되므로 우리들의 근대적 농업경제학으로는 붕괴된 토양에 어떤 신비스러운 조화를 일으키지 않는 한 인류의 건강한 지구촌 사회는 오지 않는다. 생물은 모두가 토양의 비옥도 즉 지력에 따라 건강과 질병이 결정된다. 노벨상 수상자 알레킨스 카레루는 모든 식품은 직간접적으로 토양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토양 성분이 동식물과 인간의 세포 대사를 컨트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간 질병의 대부분은 공기, 물, 식품 중에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토양 중에 극히 미량 존재하고 있는 미네랄이 파괴됨으로 인해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토양이 건강하지 않으면 인류의 건강은 불가능하다.

신토불이와 푸드 마일리지

푸드 마일리지는 영국의 비정부단체가 중심이 되어 식품의 중량과 수송 거리를 곱해서 얻은 숫자를 말한다. 즉 일산화탄소 등 환경부하를 저감시키는 생활을 목표로 한다. 몸과 자연의 흙은 하나라는 다소 철학적이면서 호소력이 강하다. 단순히 거리와 환경 문제를 넘어 인류와 지구촌의 건강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생산된 농산물이 수송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의 거리와 무게를 함께 표시하는 것을 푸드 마일지라고 한다. 세계에서 식료인 농산물을 가장 먼 거리에서 수입하는 나라가 일본(7100 t.km )이고 두 번째 나라가 한국(6600 t.km )이다. 1990년대 UR협상 당시 우리나라 온 국민이 신토불이를 부르짖으면서 농산물 수입개방을 반대했다. 우리의 몸에는 우리의 농산물이 건강에 이롭다는 뜻으로 이해되었고 국제적인 공감을 얻은 것도 사실이다. 신토불이를 숫자로 알기 쉽게 표현한 것이 바로 영국에서 시작된 푸드 마일리지다. 더욱이 신토불이는 2015년 유엔에서 선언한 지속가능한 발전목표(SDGs)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토불이는 지역화폐와 에코마크다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역화폐 사용을 권장했다. 지역 화폐가 많이 사용되고 지역 내에서 돈과 농산물이 순환되어야 지역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각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고 주민에게 호소했다. 바로 신토불이는 지역화폐인 셈이다. 지역 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판매대금이 지역 내에서 순환되어야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농업이 발전하고 농가소득이 오르면 농촌의 자연생태계와 아름다운 농촌 경관이 유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토불이는 바로 에코마크가 될 수 있다. 어떤 지구학 교수는 신토불이는 지구촌을 살리는 가장 중요한 정책이라고 평가한다. 세계의 모든 국가가 신토불이 생활을 실천하면 지금과 같은 지구 시스템의 모순 즉 코로나19 같은 질병이 발생하는 환경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지름길이다.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기후 악당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식생활을 재검토하고 수입개방 반대를 위한 신토불이가 아니고 이제는 인류의 건강과 신음하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 신토불이가 생활화되어야 한다. 코로나19 위기도 해결할 수 있는 길이다. 신토불이는 지구를 살리고 21세기를 리드하는 키워드 중에 하나다. 각국이 모두 실시하면 지구 시스템의 모순에서 탈피할 수 있다. 

지구촌을 살리고 코로나19와 같은 복합오염과 질병 퇴치를 근본적으로 종식시키는 길이다. 지금부터 신토불이의 생활화로 SDGs 모델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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