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은 최근 농민단체와 간담회를 갖고, 쌀값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풍년이 달갑지 않은 올해 쌀값이 45년 만에 최대로 폭락하여 슬픔에 젖어있는 농민을 위해 발빠른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다.

주요 골자는 2022년산 산지 쌀값 지지를 위해 지난해 가마당 1천원씩 지급했던 벼 수매장려금을 역대 최고로 많은 3천원으로 인상하여 지원한다는 것이다. 또, 2021년산 벼 가격 하락으로 지역농협과 통합 RPC에서 매입한 손실금이 많이 발생했는데 농민들과 고통을 함께 나눈다는 차원에서 손실액의 일부를 지원하고 대신에 산지 쌀값 지지를 위해 2022년산 벼를 전량 수매하기로 했다. 그리고 관내 전 농협의 통합RPC 가입을 전제로 시설 및 장비 지원을 통해 고품질 유통활성화사업을 추진하는 등 미래 지향적인 양곡정책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친환경농업, 기능성 쌀생산 및 가공, 논 타 작물 재배지원, 분질미 재배 확대 등 다양한 시책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쌀값이 45년 만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영암군은 그동안 농민 관련 단체, 농협 조합장과 의원과의 수차례 간담회를 통해 서로의 고충을 털어놓고 작금의 어려운 농업·농촌을 되살리는 데 힘을 함께 모으기로 한 것이다.

올해 추석을 앞두고 출하된 햅쌀(조생종) 가격은 20㎏ 기준 4만3천원~4만5천원(도매가격) 선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출하된 햅쌀(5만6천원~5만8천원)보다 23.2%(1만3천원)가 떨어졌다. 재고 쌀과 수요 감소로 인해 떨어진 쌀값이 햅쌀 가격까지 끌어내린 것이다. 올해 초부터 쌀값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국 농협 창고에 쌓여 있는 43만톤(7월말 기준)이 넘는 재고 쌀을 방치할 경우 햅쌀 가격도 폭락할 것이라는 농민들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절박한 상황을 전달하기 위해 국내 쌀 주요 생산지인 전국 8개 시·도지사들도 정부에 호소문을 냈다. 김영록 전남지사를 비롯 경기, 강원, 전북, 경남·북, 충남·북 등 전국 8개 도지사는 9월 7일 국회에서 정부를 향해 쌀값 안정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지만 정부는 여전히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암군이 농민단체와 군의회, 지역 조합장들과 머리를 맞대고 쌀값 안정화 대책을 내놓은 것은 그나마 큰 위안이 아닐 수 없다. 농촌 들녘에 풍년가가 울려 퍼져야 할 시기지만 풍년이 달갑지 않은 세상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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