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논란이 됐던 영암공공도서관 이설부지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수렴이 시작됐다. 영암군은 8월 17일 오후 영암읍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주민 의견수렴을 위한 사전 설명회를 개최하고 ‘혁신 영암’의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주민 의견수렴 조사는 8월 22일부터 9월 4일까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군 홈페이지와 SNS 문자를 통한 전자 참여방식과 읍·면사무소에서 대면 의견수렴 조사방식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영암군은 군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도서관의 접근성 및 군 도시계획 확장성 등을 고려하여 이설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전남도교육청에서 운영 중인 영암공공도서관은 영암읍 서남리 영암성당 부근에 1987년 개관했다. 그동안 시설이 노후화되고 규모가 협소해 도서관 기능수행에 한계를 노출, 군민들의 이설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던 터다. 이에 따라 전남도교육청은 도서관이 ‘복합문화’ 공간기능을 갖는 세계적 추세에 따라 전남에서는 첫 번째로 영암공공도서관을 선정, 추진에 나선 것이다. 기존의 도서관 개념을 뛰어넘어 다양한 기능을 갖춘 복합문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복안이다. 개관 5년 만에 전 세계에서 1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일본 큐슈 사가현의 다케오(武雄) 도서관처럼 도서관과 카페, 서점, 문화센터, 키즈카페가 한곳에 모여 있는 공간을 만들어 교육관광 명소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전 장소는 자연 친화적이면서 교육문화관광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고, 행·재정적인 면에서도 가장 효율적인 곳이 기찬랜드 일원이라는 것이 영암군과 도교육청·영암교육지원청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아무리 훌륭한 시설이라도 지역주민들과 사전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행·재정적 낭비는 물론 시일만 지연될 뿐이라는 사실을 이번에 보여주었다. 다케오(武雄) 도서관 덕분에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다케오시는 인구 5만의 떠나는 지역에서 돌아오는 곳으로 되살아났다는 점에서 영암군도 큰 기대를 갖게 했지만 자칫 도서관 이설계획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교육감이 바뀌어 막대한 예산을 영암군에 투입할 수 있을 것인지, 새로운 부지 물색과 용도변경 등 행정절차 이행에만 최소 3~4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지난 2년간 허송세월한 것을 교훈 삼아 공공도서관 이설계획이 계획으로만 끝나지 않도록 영암군과 교육청은 주민들과 긴밀히 소통하여 소기의 성과를 거두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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