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유명 커피 한 잔 값도 못되는 쌀값, 정부의 대책이 없다” 이달 초 열린 후반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서삼석 의원(영암·무안·신안)이 쌀값 폭락에 대한 정부의 무능한 대응을 질타했다. 영암군의회는 지난달 19일 제291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어 정운갑 경제건설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쌀값 폭락 방지 및 가격안정 대책 촉구 건의안’을 채택, 정부의 쌀값 안정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지난달 11일 지속적인 쌀값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암통합미곡종합처리장을 방문해 “쌀값 하락에 따른 지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전라남도의회 역시 지난달 29일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쌀값 폭락에 대한 정부의 실효적이고 과감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렇듯 올해 들어 쌀값이 사상 최악의 상황을 맞으면서 농민단체를 비롯한 정치권, 각 지자체와 의회 등 각계에서 정부 대책을 촉구하고, 농민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의 대응은 속수무책이다. 농민들은 쌀값 폭락으로 아우성인데 윤석열 정부는 전혀 체감하지 못한 듯하다. 최근 대통령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지만 꿈쩍 않는 걸 보면 갈데까지 가보자는 심산이 아닌가 싶다. 총체적 난국이다.

최근 산지 쌀값은 80㎏당 17만9천400원 선이다. 이는 2018년 이후 처음 18만 원 선이 무너진 것으로, 지난해 10월 5일 80㎏당 22만7천200원을 기록한 이후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쌀 가격 하락은 전국 최대 쌀 생산지인 전남지역 농가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쌀 생산비는 매년 상승한 반면 폭염과 가뭄·태풍 등 잇단 기상이변으로 인한 생산 여건은 해마다 악화되면서 전남 쌀 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더구나 고령화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쌀농사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쌀농사를 포기하는 농민도 해마다 늘어나면서 식량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쌀은 여전히 우리 민족의 주식으로, 에너지의 원천이자 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음은 물론이다. 윤석열 정부는 과연 농업·농촌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의문이다. 식량안보 차원에서 쌀값 안정과 쌀 산업 육성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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