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쌀값이 45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고 있다. 재고량도 크게 늘어 영암지역 농협 손실액만도 78억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사회 전반의 고물가 행진 속에서도 유독 쌀은 남아도는 재고량 탓에 가격이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역농협들의 과도한 적자 발생으로 올해 신곡 수매 기피 현상이 우려되는 등 각종 유통사업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결국 손실분에 대한 보전이 어려울 경우 올해 수매에 차질이 예상되고 농협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유통사업에도 큰 차질을 빚어 조합원들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오르는 물가 속에 쌀값만 제외되는 이유는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해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9㎏으로 전년(57.7㎏)보다 0.8㎏ 줄었다. 2012년 이후 최저수준이다. 반면 국내 쌀 생산량은 조곡 기준 2020년 471만3천톤에서 지난해 521만1천톤으로 늘었다. 6월 말 기준 전남지역 21년산 재고량은 18만7천562톤에 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영암지역 재고량은 2만1천266톤으로 해남군에 이어 두 번째다.

이로 인해 지역농협들은 지난해 매입한 벼값 하락과 재고량을 처리하지 못해 적자에 허덕이고 있으며 재고량 보관으로 인한 추가 지출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영암지역 농협들은 지난해 수매 시 타 시군보다 1천원 씩 추가로 우선지급금을 지급함으로써 농협 손실이 크다고 한다. 

그동안 농민단체와 국회에서 쌀값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왔지만 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특히 쌀값은 바닥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면세유와 비료값 등 각종 농자재값은 끝없이 오르고 있어 정부 차원의 쌀값 안정화 대책이 절실하다. 2008년 광우병 파동의 소용돌이로 홍역을 치렀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정부는 당장의 심각한 쌀값 하락에 대응한 안정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