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의송 / 학산면 광암마을生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 전 농민신문사 사장 한 ·일농업농촌문화연구소   공동대표
현의송 / 학산면 광암마을生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 전 농민신문사 사장 한 ·일농업농촌문화연구소   공동대표

국가가 위기 시에 정치지도자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어떻게 안전하게 지킬 것인가 그 대책을 세우고 국민의 협력과 단결을 이룰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지도자의 자질과 역량이 나타난다고 본다. 그래서 코로나 펜데믹으로 유럽 여러 나라 지도자의 지지율은 상승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이탈리아의 콘데 수상은 27% 상승한 71%, 오스트리아 쿠르쓰 수상은 33% 상승한 77%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제 출발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상승 시점이어야 하는데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것은 왜일까? 

나토 동맹국 회담에 참석키 위해 가는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회담에 임하는 자기의 속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나토동맹국에다가 초청받은 파트너 회담만 한두 시간 반 되고 나머지는 다자간 회담이 짧게 짧게 있어 가지고 회담을 길게는 못합니다. 시간이 많지는 않아 얼굴이나 익히고 다음에 또 보자 그런 정도 아니겠나 싶은데요, 만나봐야지 뭐...” 솔직하게 스스럼없이 표현해서 좋다고 듣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실망했다. 물가는 오르고 일자리는 없고, 서민들의 삶은 팍팍해지는데 5천만 국민의 대표는 각국과의 정상회담에 임하는 스스럼없는 자세에 충격을 받고 실망했다. 국가 지도자의 한마디 말에 대한 국민의 반응은 엄청나게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그러나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도 있다. 종자를 심으면 수일 후에 싹이 나오듯, 한마디 단순히 던진 말이 뿌린 영향력은 지금 당장 나타나진 않지만 훗날 결과가 나타난다는 뜻이다. 정치지도자의 말 한마디는 그 국가와 사회를 변혁시키는 힘이 있다. 말의 본질은 그 말하는 사람의 혼이고 희망이다. 정치지도자는 전 국민을 사랑하고 새로운 인간관에 기초한 정치경영의 이념을 탐구해서 국민의 번영과 행복 그리고 세계평화에도 공헌해야 한다. 그래서 지도자는 더욱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하고 국민에게 안심과 희망을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더욱이 새로 출발한 시장·군수는 지방의 위기라는 명분으로 대규모 토목공사를 대안으로 발표하고 있다. 그린벨트를 풀고 공장을 짓고 신도시를 만들면 인구소멸을 막고 2030년까지 약속한 SDGs도 2050년까지 약속한 탄소중립도 달성할 수 있는 것인가? 매우 아쉽게도 윤석열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전략이나 농업정책의 방향을 듣지 못했다. 

일본 정부는 20년 전부터 지방소멸은 국가의 소멸이라는 인식으로 내각부에 특별장관을 두고 디스카버 농산촌 보물, 고향세 제도, 지역발전협력대 등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면서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 전국 지자체 30%가 인구증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5년 전, 일본 농산촌 여행 중 만난 오오이다(大分)현 다케다(竹田)시 공무원은 한국인 대학 졸업생 부부가 지역 활성화 협력대원으로 봉사활동을 하다가 정착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필자는 35년 전 동경에서 생활한 적이 있다. 그 당시 지인 중에 동경 시내 농협 조합장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200여 평의 대지에 텃밭과 정원이 갖추어진 농가 주택이었다. 정원수로 심어진 20년생 정도의 벚나무마다 일련번호가 붙어 있었다. 개인의 정원수였지만 행정이 지원금 5천엔을 지불하고 무단 벌목을 못하도록 관리하고 있었다. 이는 지구환경을 생각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했다.

서민들의 삶은 날로 팍팍해지고 빈부격차도 심해지고 있다. 지방소멸은 바로 국가소멸이라고 받아들이고 한반도의 그랜드디자인을 제안하고 실행하는 지도자가 나와야 할 때다. 

마침, 전 정부에서 지방소멸방지 기금법이 제정되어 금년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모처럼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해 연 2조원을 정부가 마련한 재정투입이니 토건업 중심의 개발전략이 아니라 지역의 독특한 특성을 발굴하고 공직자와 주민의 지혜를 모아서 성공하기를 바란다. 이미 실시하고 있는 고향세 제도는 법 제정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이제부터 지역의 주민과 공직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코로나 이후 농촌생활을 찾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는 우리에게 모이지 말라고 한다. 서로 흩어져 살라고 한다. 말을 많이 하지 말라면서 마스크를 쓰라고 한다. 이는 인류에게 농촌생활로 돌아가라는 자연의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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