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재 중심 장학제도, 지역소멸위기 극복
■ 본지 2022년 상반기 독자위원회

영암신문은 지난 7월 4일 본사 사무실에서 2022년 상반기 독자위원회를 개최했다.

문배근 영암신문 대표이사, 전의홍 영암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 박말녀 대한민국 신지식인·발효 명장, 전준 영암군방범연합회 부회장 등 독자위원이 참석해 영암지역의 지난 6개월여의 시간을 돌아보고 지역발전을 위한 제언과 영암신문이 지향해야 할 목표를 논의했다. 

문배근 대표는 “독자위원회는 우리 지역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위원들이 영암신문과 지역사회를 보고 듣고 느낀 점, 개선점, 언론의 지향점에 대해 제언하고 논의하는 자리이다”면서 “요즘 지역에서 문화관광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정부 공모사업의 연속성 문제, 선진관광 군이 되기 위한 군민의식 개혁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위원들의 다양한 고견을 신문 지면에 최대한 반영하고 지역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신문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관광자원 발굴과 마을청년 육성 

김창오 위원: 최근 전남교육연수원의 요청을 받아 초중고 교사 50여명을 대상으로 1박2일 영암지역을 체험하는 4개 코스의 ‘민주평화길’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참가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영암은 타 지역에 비해 지명도가 떨어지고 대다수가 월출산 정도만 알고 있는 정도였다. 하지만 잘 알려진 명소보다 영암의 마을과 마을이 이어진 여러 코스를 안내하고 고건축물의 유래와 숨겨진 이야기와 설화, 마을 사람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곁들인 마을 탐방행사를 추진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다. 지역에 숨은 관광자원을 발굴하고 하나하나를 구슬을 꿰듯이 잘 갖춰놓으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계기가 됐다. 또 행사에 참가한 교사들이 ‘민주평화길’을 탐방하며 쓴 기행문이 신문에 게재되면서 홍보 효과도 높았다.

왕인문화축제나 월출산 외엔 영암관광으로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 하지만 시각을 넓혀보면 너른 들판과 그 사이를 뚫고 흐르는 영산강, 서호강, 영암천이 있고 순천만과 강진만 못지않은 서호강과 영산호 주변 갈대밭, 왕인박사를 뛰어넘는 지명도를 가진 도선국사 등 곳곳에 수많은 관광자원이 있는데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국내외 관광 트렌드가 코로나19로 인해 많이 변했다. 해외여행과 단체여행 위주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안전하게 소소한 즐거움을 즐기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때문에 기존 방식대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새로운 트렌드에 대응하는 유치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조용한 힐링여행, 한적한 길 걷기, 시골 한 달 살기 등으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촌마을 역사문화 자원을 발굴하고 마을과 마을이 연대하고 탐방길로 연결을 시켜주는 형태로 가야 한다. 

먹거리, 볼거리, 체험거리 갖춰야 

박말녀 : 귀촌을 통해 마을을 만든 사람이기에 영암에서 예부터 내려오는 것들은 잘 모르지만 자리를 잡고 관광산업에 관심이 많다 보니 항상 먹거리, 할거리, 쉴거리 등이 조합이 안되는 불완전하고 조화롭지 못한 부분을 목도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혼자서는 해결할 수가 없고 개인과 마을, 행정이 함께 해결과 발전 방안을 논의해 맞춰 가야 한다. 월출산은 대단한 자원이지만 관광객과 등산객은 영암에 머무르지 않고 대다수가 외지로 빠져나간다. 

우리 신유토마을은 ‘치유’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얼마 전부터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체험객들의 반응이 너무 좋다. 디톡스족욕, 의료매트, 찜질방 등을 마을 주도형 복지로 추진해 330㎡(100평) 치유공간으로 만들었다. 원래 마을 주도형 복지사업이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 치유라는 개념을 가진 관광상품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도시생활에 찌든 사람들이 신유토마을을 찾아오면 치유와 힐링을 통해 정신·육체적 건강을 되찾는 것이다. 마을 주위에 산재한 적석 포졸란은 음이온이 나와 기의 고장에 걸맞는 치유공원을 만들고 보니까 마을에 찾아온 사람들이 상쾌한 기분을 느끼며 매우 좋아하는 코스가 됐다. 적석 돌을 이용한 음이온 족욕도 인기가 많아 평상시 10~20인까지 받을 수 있어 다소 공간과 기기가 부족한 편인데 최대 40명 이상 족욕을 즐길 수 있도록 시설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러한 먹거리, 볼거리, 체험 거리도 조화롭게 구성해야 한다. 또한 여러 사람들이 어렵게 구상하고 만든 관광상품이 조용히 사라지지 않도록 언론보도와 홍보를 통해 널리 알려서 사람들이 보고 찾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영암의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민간 연대를 통해 관련 사업을 진행하던 중 난관에 봉착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역사회의 오해와 관의 몰이해, 비협조가 가장 큰 원인이다. 민간 주도의 지역 발전적인 사업은 사실 각 주체가 모여 논의하고 만들고 준비하는 과정이 수년이 걸리고 실제 사업의 완성을 위한 시간도 오래 걸린다. 하지만 지역민과 관의 협조가 없으면 결국 사업 진행이 안되고 치밀한 사업계획서와 공모를 통해 애써 끌어온 중앙정부 예산도 반려되고 사업을 위해 적극 참여한 지역의 전문가 집단까지 해체되고 다시는 모이지 않게 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돼 안타깝다.    

관주도 식품등록 시급히 구축해야

전의홍 :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도 주민주도형 사업으로 잘못된 것을 초기에 고쳐가며 추진했는데 결국 군이 공모점수를 획득하기 위해 사업을 주도하고 용역보고서를 만들고 난 후 위원들을 소집하는 식으로 군의 입맛에 맞춰서 사업을 진행했다. 권역별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도 우루과이라운드, FTA에 농촌과 농민이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국책사업인데 주민주도를 통한 사업성과가 없어서 1차 사업으로 끝나고 2차 연속사업을 진행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영암신문에서 정부 사업에 대한 취지의 주장을 펴왔고 사업지침에 어긋나지 않도록 사업비를 투입해야 한다는 논조를 펴왔지만 잘 반영이 안됐다. 정부가 요구하는 특성에 맞도록 지역발전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사업을 신청해 가져오면 관 주도가 아닌 민 주도로 해서 중앙정부가 지향하는 쪽으로 가야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2차 연속사업으로 추진하는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민선 7기에선 농산물과 지역 홍보를 위해 기찬랜드와 씨름단을 조성하고 육성했지만 사실 우리 지역에 매칭이 안되는 부분이 있었다. 또 SNS와 인터넷 상품판매를 위한 식품등록허가를 내지 않아 공개적으로 판매를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100여 개가 넘는 농산물 등록체계 있는데 우리 농업인들이 기를 받고 자란 고구마 판매를 위해선 상표 및 식품등록 판매권 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런 일은 군이 주도해야만 한다. 농민 각자가 식품등록 판매권을 가지고 SNS, 인터넷, 로컬푸드 등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 

건강한 시민의식도 필요한 때 

전준 : 얼마 전, 민선 8기 취임식에서 새 군수가 지역발전을 위한 새로운 비젼과 혁신적인 사업들을 프리젠테이션하는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 이러한 내용은 많은 군민들이 알 수 있도록 지역 언론에서 체계적으로 다시 한번 알기 쉽게 보도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영암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주민의식이 높아져야 한다. 오일장만 열리면 곳곳에서 몰래 폐기물과 폐가전을 장터에 불법 투기하고 길거리에 전봇대 밑, 공터에 아무렇게나 버려지고 쓰레기를 볼 때마다 영암의 모든 분야가 발전하려면 먼저 이런 것부터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주민 스스로가 내 주변 주거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쓰레기, 주차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나서는 건강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이다.

지역인재 키우는 장학제도 시급 

김창오 위원 : 인구 감소와 노령화에 따라 영암군도 인구소멸 지역에 포함됐는데 이미 벌써 면 지역 중학교가 신입생이 없는 사태가 발생하고 향후 10년 후에는 이들 지역 초·중학교가 사라질 것이다. 학교가 없어지면 마을이 없어지고, 마을이 없어지면 학교가 없어지는 상호 관계에 있다. 지금부터라도 지역에 남을, 지역으로 돌아올 청년들을 키워야 하고 우대 장학제도를 갖춰야 한다. 즉, 면 소재지 초·중학교 입학생들에게 더 많은 투자와 지원,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마을 공동체 학교를 통해 영암의 역사문화를 교육하고 이들이 마을을 지키는 지킴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외지인구 유입으로 지역의 소멸을 막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는 다른 시군에도 영암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 아이들이 고향 마을을 지키는 시스템을 만들지 않고 자체적인 인구증가 전략이 없고 그 해결책 없이는 10년 후면 마을 주민들의 60~70%는 세상을 떠나고 남은 사람들은 대농이나 농토를 이용해 사업을 벌이려는 사람들만 남을 것이다.

지역 언론이 이러한 지역소멸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더불어 로컬 인재를 키우고 지역학교 살리기를 위한 여론 조성에 나서야 한다. 지역사회는 부모와 아이들을 위한 교육정책이 뭔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더 늦기 전에 빨리 대책을 실행해야 한다. 영암신문이 이러한 부분에 대해 심층기사를 발굴해 지역민에게 좋은 사례와 정보를 제공하고 여론을 환기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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