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농업 선진지를 찾아서
1-전북 완주군 키울협동조합-이랑협동조합

키울은 이랑에서 만들어져

키울협동조합은 공동육아를 목표로 설립됐다. 학생 혼자만이 아닌 가족 단위의 지원을 지향하며 장애 아동을 치료한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그 모태인 이랑협동조합의 경영 및 교육철학을 계승했다. 

특수교육을 전공한 30대 젊은이들이 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학생 가족들과 지역사회가 함께 하며 그 뜻을 펼쳐나가자 지역 주민도 함께 하면서 키울협동조합이 탄생한 것이다.  

키울협동조합은 처음 아이와 부모가 함께 사회적 농업을 진행할 땐, 직접 키운 소량의 농작물을 판매하고 아이들이 1년에 10만 원 수준의 돈을 번다는 상징적 의미가 전부였다. 하지만 판매금과 별도의 회비를 모아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가기로 뜻을 모으면서 사무장을 고용하고, 텃밭 농산물을 기반으로 가공품을 제작하여 판매하고 있다. 더 나아가 협동조합 활동이 텃밭 관리나 가족 단위 행사를 넘어 ‘아이들을 위한 돌봄체계’를 형성하는 데까지 이어지도록 힘쓰고 있다. 이는 돌봄교실이나 방과후센터 등의 모델로 이어졌고 이를 위해 완주군 소셜굿즈센터에 공간을 요청했다. 일상의 아이 돌봄 영역까지 활동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같은 함께 하는 지역 주민들이 힘을 모았기 때문이다.

키울협동조합은 2019년 농식품부가 사회적 농장으로 선정했으며 운영비, 네트워크 구축, 시설 개선비를 지원했다. 기존 농업의 가치를 넘어 치유농원을 연계해 돌봄, 치유, 복지, 여가 등으로의 사회적 가치의 실현 가능성을 보고 선정한 결과이다. 

이랑협동조합은?

이랑협동조합은 특수교육을 전공한 김성일, 채경석, 최대희 씨 등 청년 3명이 모여 시작했으며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해보자며 2011년에 처음 뜻을 모았고 3년여의 준비과정을 거쳐 2014년에 설립됐다. 

‘이랑’은 갈아놓은 밭의 한 두둑과 한 고랑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며 두둑과 고랑처럼 서로 다르지만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자는 조합의 이념과 가치를 담고 있다.

이들 청년들이 바라보는 지역사회에서의 장애 학생들의 환경은 적합한 시설과 교육과정이 필요하지만 사회 전반에 걸쳐 인식이 부족하고 관련 시설도 부족했다. 넓은 지역에 적은 인구가 거주하는 농어촌으로 전반적인 사회적 서비스가 불충분하고 특히 장애인 관련 서비스도 부족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이랑협동조합은 이랑아동발달통합지원센터를 열어 장애 관련 통합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수교육의 영역에서 더 나아가 발달 촉진을 위한 재활 영역에 더 힘을 쏟고 있다. 센터에서는 인지 영역, 심리 영역, 신체 영역의 재활 프로그램을 구성했으며 첫 번째 인지 영역은 언어 재활과 인지 재활, 두 번째 심리 영역은 심리 운동 재활, 음악 재활, 미술 재활, 마지막으로 신체 영역에서는 감각통합, 수영, 인라인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활동으로 매년 가족캠프를 열고 텃밭에서 가족농장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이랑협동조합이 완주군에 자리 잡고 사회적 경제의 영역을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의 역할이 컸다. 완주군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경제사업의 민간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는데 사회적기업과 사회적농업이 지역사회에 속한 구성원으로서 주민들과 상호작용하며 함께 그 뜻을 펼쳐가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랑협동조합은 소셜벤쳐경연대회에 참가해 최우수상을 받으며 본격적 사업을 시작했다. 2014년 사회적기업 육성사업에 참여하고 2015년 예비사회적기업, 2016년 사회적기업 인증까지 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발간한 2021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정책 우수사례집 ‘농촌, 희망의 길을 걸어가다’ 책자에 이랑협동조합은 첫 번째 사례로 비중 있게 소개됐다.

반려식물로 지역사회 공헌

키울협동조합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 지역사회에서 방역에 애쓰고 있는 방역당국자들과 기관 종사자에게 코로나블루를 치유하기 위한 ‘덕분에 꾸러미’를 전달했다.

‘덕분에 꾸러미’는 코로나블루 극복을 위한 사회적농업 프로그램으로 반려식물 화분을 만들어 키울 수 있는 반려식물 키트와 ‘덕분에’ 문구가 인쇄된 마스크 스트랩 등으로 구성됐다.

윤미아 키울협동조합 대표는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방역을 위해 힘든 시기를 보내는 분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는 취지에서 ‘덕분에 꾸러미’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덕분에 꾸러미’는 코로나19로 힘든 지역 사람들에게 반려식물을 가꾸며 정신적인 안정을 가지도록 도움을 주었다.  

키울의 공동육아 목적의 프로그램

키울협동조합에선 이랑협동조합의 정신에 입각해 학부모들의 자녀 양육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각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완주쇼셜굿즈센터와 연계한 쇼셜굿즈 육성사업 사회적농업 활성화 프로그램으로 1박2일의 가족캠프를 진행했다. 가족운동회, 보물찾기, 열린터 등 가족 중심의 놀이가 펼쳐졌다. 

밤에는 간담회를 가지며 부모들은 키울협동조합의 미래를 직접 종이에 그려보며 아이들의 꿈과 미래를 펼칠 수 있는 협동조합으로 나아가길 서로 응원하는 시간을 가졌다.

완주군은 사회적경제 1번지를 목표로 완주쇼셜굿즈센터의 문을 열었고 이곳에선 사람, 협동, 공동체에 가치를 둔 새로운 삶의 양식을 만들고 다음 세대에 유산으로 물려주려는 의미로 쇼셜굿즈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소셜굿즈는 완주형 사회적경제를 통칭하는 브랜드로 소셜(Social=사회적경제)+굿즈(Goods=유·무형상품)을 의미한다. 지역의 이익을 함께 추구하는 기업을 양성하고 지역을 이롭게 하는 조직들이 만든 사회적경제 제품, 서비스를 소셜굿즈라고 한다. 사회서비스, 공예품 등의 상품, 로컬푸드 등 먹거리, 문화예술이 결합된 형태를 띠고 있다.

한편 ‘사회적 농업’은 농업을 통해 장애인·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 돌봄·교육·고용 등 사회적 농업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활동으로 완주군의 사회적 농업 실천조직으로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등 2개소가 있다. 현재 독거노인 돌봄 프로그램, 발달장애아 치유 프로그램 등 총 7개의 사회적 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경제 친화도시 완주군

완주군은 기존 사업자인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키울협동조합과 함께 전국 최다인 3곳의 사회적 농장이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사회적 농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튼튼한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고 있으며2020년 기준 독거노인과 주간보호노인, 다문화가족, 보육원보호청소년, 초보귀농가족, 발달장애아가족, 성인 장애인이 참여하는 총 7개의 사회적 농장이 운영되고 있다.
사회적농업의 양적인 부분도 키우면서 포럼을 통해 사회적 농업 추진 주체를 발굴하고 지역사회 전반으로 사회적 농업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로써 지역사회 문제와 취약 계층 일자리 문제를 사회적 경제 방식으로 해결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사회적 농장이 지역 공동체 커뮤니티 케어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 

문배근ㆍ김진혁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