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행  /영암지역자활센터 센터장/동아보건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영암군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전라남도교육청 교육참여위원장
이삼행  /영암지역자활센터 센터장/동아보건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영암군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전라남도교육청 교육참여위원장

귀농ㆍ귀촌 원하는 도시민들이 늘고 있다 

영암지역으로 귀농ㆍ귀촌을 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월출산 등산 왔다가 산이 좋아서, 지역이 깨끗하고 맘에 들어 아무 연고도 없지만 영암에 정착했다는 사람, 퇴직 후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사람 등 사연도 여러 가지다. 

'2021 농업·농촌 국민의식 조사’(한국농촌경제연구원)를 보면, 도시민 응답자 41.4% 10명 중 4명이 귀농·귀촌 의향이 있다고 한다. 귀농·귀촌 이유로는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생활하기 위해서(43.2%)'가 가장 많고, 이어서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어서(20.5%)'가 2위이다. 

베이비부머 세대(1955년~1963년 사이에 출생한 인구집단)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60대 귀농·귀촌인이 증가하였고, 청년농업인 영농정착 지원사업 등의 영향으로 30대 이하 귀농 가구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전국적으로 49만5천여 명(2020년)이 경기도권 시·군과 혁신도시 등 도시 주변으로 귀농ㆍ귀촌을 많이 했다.

귀농ㆍ귀촌인들의 어려움 이해해야 

농촌 정착과정의 어려움을 크게 보면 자금문제, 영농기술 문제, 농지구입 문제, 생활여건의 불편, 지역주민과의 갈등 등이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전국 귀농·귀촌인 정착실태를 추적 조사한 결과에도 마을 사람과 인간관계 문제(29.7%), 마을 관행으로 인한 마찰(23.3%) 등으로 농촌생활이 어럽다고 한다. 

지역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점은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이다. 생활방식에 대한 차이에서 발생하는 갈등, 귀농ㆍ귀촌인에 대한 선입견이나 텃세, 집이나 토지 문제 등으로 지역사회에 정착하는데 어려움이 크다면 귀농ㆍ귀촌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해소하려는 지역주민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작년 영암군민 사회의식 조사를 보면 귀농ㆍ귀촌인들은 영암 인구증가에 기여하고 지역경제발전에 기여하기에 환영한다는 의견이 82.7%였다. 농촌에 활력을 유지하고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다. 반면 부정적 입장에서는 원주민과의 화합 부족(44%), 생활방식 차이로 인한 갈등(20%) 때문이라고 답했다. 귀농ㆍ귀촌인들은 일자리와 소득지원, 농사교육과 컨설팅보다도 현지 주민과의 화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역주민과의 결등으로 인한 어려움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도시 출신 귀농ㆍ귀촌자일 경우 더 많이 겪는다. 특히 정착 관련 정보 부족과 마을 사람들의 텃세 등을 크게 지적하고 있다. 

농촌정착, 지역주민과의 융화가 중요

귀농ㆍ귀촌인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지역주민과 융화하고 어떻게 지역사회 일원이 되느냐가 관건이다. 

농촌주민 내에 형성돼 있는 사회적 관계, 농촌사회의 강한 공동체성은 외부인의 입장에서 보면 지역 텃세일 수 있다. 귀농ㆍ귀촌인이 지역사회 구성원이 되는 과정에서 높은 장벽이 되는 것이다. 서로 다른 생활환경에서 수십 년 살아오면서 만들어진 문화와 가치관의 차이로 생긴 충돌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농촌을 삶과 일터로,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기 위한 새로운 공간으로 선택한 귀농ㆍ귀촌인들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지역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들이 정착과정에서 가장 도움을 주는 사람은 동네 이웃(29.6%), 다음은 선배 귀농ㆍ귀촌자(23.2%), 마을이장(10.1%), 지역공무원(5.5%)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주변 도움을 받지 않았다는 응답도 27.0%나 됐다. 정착에 필요한 경제적 문제, 일자리, 농업교육 기회, 지역 모임 참여, 다양한 여가활동 등을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통해서 해결하고 자연스럽게 융화되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체험 교육장, 영암서울농장은 좋은 모델 

요즘은 전국적으로 도시민 농촌유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귀농ㆍ귀촌협회나 종합지원센터에서 농촌정착 지원 정책 안내, 상담, 체험장 운영, 단체활동 지원을 한다.

영암서울농장은 서울시와 연계하여 전국 최초로 미암에 교육장, 숙소, 실습장(비닐하우스, 텃밭 등)을 구비하였다. 영암의 전통마을 탐방, 도자기, 천연염색 체험, 딸기 토마토 같은 계절별 농작물 수확, 김치 담그기 등 체험하며 배우는 귀농·귀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농장 체험객들은 자연·전통마을·어메니티(환경에서 느끼는 쾌적함, 아름다움) 등이 잘 보존된 농촌을 체험하며 귀농ㆍ귀촌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

공기 맑고 인심 좋은 농촌으로 떠나고 싶은 도시민들! 은퇴 후 농촌에서 여유로운 인생 2막을 시작하고 싶어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들! 농촌에서 영농정착을 꿈꾸는 예비농부들! 

이들이 영암에서 농촌 삶을 체험하며 교육받고 영암에서 정착했으면 좋겠다. 귀농ㆍ귀촌인들은 농촌에 새로운 활력이 되고 지역소멸을 극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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