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 쓰는 영산강 유역 고대사
 204-마한유산 활용의 구체적 방안

시종에는 고분군들이 밀집 분포되어 있다. 특히 동아시아 해양문화의 중심지임을 웅변하는 남해신사가 있다. 내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문화적인 특성을 지닌 영암의 마한유산은 일본의 요시노가리 공원(사진 왼쪽)과 김해 가야테마파크를 뛰어넘는 스토리와 콘텐츠가 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시종에는 고분군들이 밀집 분포되어 있다. 특히 동아시아 해양문화의 중심지임을 웅변하는 남해신사가 있다. 내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문화적인 특성을 지닌 영암의 마한유산은 일본의 요시노가리 공원(사진 왼쪽)과 김해 가야테마파크를 뛰어넘는 스토리와 콘텐츠가 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무궁무진한 스토리와 콘텐츠

필자는 전라남도 용역으로 남도 미래유산을 발굴하여 보존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미래유산과 관련된 전라남도 조례가 제정되어 있지만, 미래유산은 아직 지정되지 않은 문화유산 가운데 근현대기에 해당하는 유무형 유산을 일컫는다. 이러한 기준에 맞는 영암의 미래유산은 무엇일까 고민하던 필자는 ‘양방매 생가터’를 주목하였다. 필자가 양방매 생가터를 주목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이다.
 

양방매는 청사에 빛나는 한말 의병 전쟁의 중심에 우뚝 선 여성의병이다. 그녀는 심남일과 함께 호남의소를 이끈 강무경의 아내로서, 그의 오라버니와 함께 목숨을 건 항쟁을 하였다. 양방매는 국난극복에 앞장선 우리 민족의 상징이다. 그녀의 삶의 터전을 역사 교육공간으로 활용한다면 민족의 정체성 확립과 관련하여 매우 가치가 있다. 특히 양방매 생가가 있는 곳은  호남의병사령부가 있는 국사봉과 가까운 데다, 금정지역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된 의병들의 전장터였다. 이곳을 중심으로 국사봉으로 이어지는 의병길을 조성하여 역사체험과 힐링공간으로 개발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마침, 신유토 마을에서는 ‘양방매 치유밥상’을 주제로 마을축제를 연례행사로 갖고 있다. 

미래유산을 선정할 때 ‘지역성’ ‘시대성’ ‘공유성’의 조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양방매 생가터는 영암의 정체성을 상징한 데다 이처럼 역사, 인문환경, 자연환경이 조화되어 있고, 축제 등으로 주민들의 삶과 연결되어 있어 미래유산에 지정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밖에도 미래유산에 해당하는 영암의 문화유산은 많다. 마한유산도 마찬가지다. 그 가치를 찾아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특히 필자가 지역관광자원과 관련하여 마한유산에 주목하는 까닭은 순천, 여수 등 동부 해안권보다 서남해안 지역은 관광 선호도가 약하다. 마침,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역사문화유산이 바로 마한유산이라 생각한다. 마한유산에는 전라도 나아가 한민족의 정체성이 깃들어 있고, 관광 자원화할 수 있는 스토리와 콘텐츠가 풍부하다. 세계유산에 마한유산을 등재하려는 이유이다.

이에 대해 본란을 통해 필자도 여러 차례 설명한 바 있고, 특히 작년에 열린 마한유산의 세계유산 등재방안 학술세미나에서 동신대학교 김영미 교수도 이 점을 특히 강조한 바 있다. 최근 나주문화재연구소가 ‘영산강유역 마한역사문화권 조사·연구 기본계획’이라는 용역을 발표하였는데, 여기에 ‘마한 역사·역사·문화 관광자원화 및 홍보’와 관련된 활용방안이 나와 있다. 그 내용은 이미 필자나 김영미 교수에 의해 다루어진 것들이 적지 않지만, 나주문화재연구소의 용역에서 다루어진 논의를 통해 마한유산의 활용방안을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일회성 소비콘텐츠 개발 필요 

마한역사문화권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을 위해서는 역사·문화자원을 소재로 하는 스토리텔링·상품개발, 조형물·공연·체험·트릭아트 등의 현장 콘텐츠, 첨단기술과 뉴미디어를 활용한 가상 콘텐츠, 지역의 먹거리·역사·문화·자연·생활 등의 연계 문화관광자원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일회성 소비콘텐츠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세부이행 과제로 그간 학술연구 주제로만 다루어져 왔던 마한의 역사기록, 유적·유물, 인물 등을 소재로 하여 마한의 역사와 의미를 시민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 콘텐츠 개발과 마한 역사유적에 관한 드라마, 영화 제작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즉, 스토리텔링 연구를 통해 개발된 이야기 콘텐츠는 마한사 교육·홍보를 위한 다양한 방식의 활용이 가능하며, 마한 관련 유적과 역사, 인물을 주제로 한 드라마, 영화 제작은 마한 역사·문화자원의 홍보 및 활용에 있어서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므로 마한역사 활용 및 홍보는 마한 역사·문화자원에 관한 기초조사·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정비·활용사업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마한역사 활용 콘텐츠의 소재와 개발된 스토리 등은 관람객 안내, 문화재 해설, 전자도서, 전시물, 문화유산 체험 등의 교육 홍보자료로서 직접적인 가상 콘텐츠 활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게임 등의 재가공 가상 콘텐츠의 개발방안을 연구하여 마한역사 문화자원을 전라남도의 문화관광자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대부분의 마한역사 문화자원이 매장문화재이므로 유적을 직접 관람, 체험할 수 없는 약점을 가상 콘텐츠 개발과 활용으로 극복할 수 있으므로, 그동안 조사 연구된 자료를 바탕으로 연차적으로 주요 개별 유적유물의 가상복원 연구 및 활용 콘텐츠 개발연구를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한역사 문화자원의 현장 활용을 위해 시민의 마한 역사・문화자원의 현장 활용을 통해 시민의 역사・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마한역사문화권의 홍보 효과를 높임과 동시에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마한 역사・문화자원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영암군이 2021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마한 답사프로그램은 이와 관련이 깊다.

체류형 관광지로 육성・활용해야

한편 전남 전역에 산재하고 있는 마한유적을 개별적으로 활용하기보다는 활용 여건이 비교적 양호한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거점으로 하여 주변 지역의 개별 유적을 연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에 건립된 거점 박물관 및 전시관이 부족한 상황이므로 이와 차별화된 시설의 추가적인 건립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또한, 동아시아 고대교류 박물관(가칭)과 같이 도내 내륙에 치우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서남해안 지역의 활용 거점을 새롭게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도 하였다. 이미 필자가 마한고분전시관, 또는 고대해양문화전시관 등의 건립이 시급하다고 한 것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고분유적의 경우, 발굴조사 결과에 따라 고분 원형복원, 축소복원, 절단면 공개 등을 통해 고분 내부를 이해할 수 있는 야외전시관 건립이 필요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가야문화권은 대표 유적별로 모두 박물관이나 전시관이 건립되어 있어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표 유적과 야외전시관을 연계하여 조성한 사례는 다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또한 앞서 내동리 쌍무덤 내부를 고분전시관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사례 1) [가야] 고령 지산동고분군: 대가야왕릉전시관(고분유적, 생활상 재현)
 (사례 2) [가야]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야외전시관(고분유적 재현) 2개소 운영 
 (사례 3) [가야] 김해 대성동 고분군: 야외전시관(고분유적 재현)
 (사례 4) [백제역사유적지구] 익산 왕궁리 유적: 야외전시관(정원유적 보존)

추가로 유적별로 필요한 경우 소규모·중규모의 전시관을 건립하여 해당 유적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를 돕도록 하고, 가마유적 전시관, 생활유적 전시관 등을 조성하여 거점화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또한, 마한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와 고대 마한의 취락을 복원 재현한 마한역사촌, 마한테마길(고분길, 승마길 등)을 조성하여 체류형 관광지로 육성・활용해야 함을 이야기 하였다. 테마파크와 역사촌을 구성하여 관광지화한 사례는 다음과 같다. 
  
 (사례) 김해 가야테마파크, 고령 대가야 역사테마 관광지, 고령 대가야 생활촌

영암 시종에는 고분군들이 밀집 분포되어 있다. 특히 이곳이 마한 이래 동아시아 해양문화의 중심지임을 웅변하는 남해신사가 우뚝 서 있다. 이처럼 내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문화적인 특성을 지닌 영암의 마한유산은 일본의 요시노가리 공원과 같은 테마공원을 뛰어넘는 스토리와 콘텐츠가 충분하다. 시종에 있는 마한역사문화공원은 우리의 관심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계속>
글=박해현(문학박사·초당대 교양교직학부 초빙교수)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