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년째 금정면 대봉감 농가들이 이상기후로 큰 피해를 입어 울상을 짓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금정면 산간지대는 해마다 이맘때면 주렁주렁 열린 감으로 온통 주황색 물결을 이뤘지만 앙상한 감나무만 덩그러니 서 있을 뿐이다. 이런 탓에 금정농협은 예년 같으면 1천200톤 가량 수매하던 물량을 올해는 150톤 정도의 수매에 그쳤다. 지난해는 겨우 100톤을 수매하여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벌써 4년째 이어지고 있는 냉해 피해 탓이다. 따라서 금정농협은 고정 거래처만 납품하고 온라인 주문과 택배 판매는 중지시켰다고 한다. 당연히 지역경제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금정의 대봉감 재배면적은 650㏊로 단일면적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다. 600여 농가에서 연간 1만2천여 톤을 생산해 20억~30억 원의 소득을 올리는 효자작목이다. 하지만 이상기온이 이어지면서 올해도 대봉감 80% 가량이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수확기를 맞았지만 감나무에 감을 구경할 수 없을 정도로 피해가 심각해 농가들이 속수무책으로 속을 끓이고 있다. 이처럼 해마다 반복되는 자연재해와 농작물 피해에도 불구하고 농촌진흥청 등 당국의 대응은 너무 안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이상기후 대응을 위한 주요 연구로 농가에 날씨와 재해정보, 관리대책을 제공하는 ‘조기경보 서비스’를 꼽았지만, 사과 주산지인 장수군이 2018년, 의성군은 2021년, 배 주산지인 하동군은 2016년, 의성군은 2021년부터 조기경보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봉감 주산지인 영암군은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는 형편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농촌진흥청이 2017년~2021년 이상기후 대응을 위한 연구개발 사업비로 262억2천만원을 투입해 총 47건의 연구과제를 수행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조기 경보 시스템의 빠른 도입과 함께 차제에 재해에 강한 신품종 개발, 더 나아가 대체작목 전환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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