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군서·학산·서호 등 서부지역의 상수도관 노후화가 심각해 수돗물이 황갈색이나 적갈색으로 변하는 적수 현상(일명 녹물)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이로 인해 영암군의 수돗물 유수율(流水率)이 전국 평균 84%에 크게 못미치는 47.7%에 불과하고 영암군의 올 상수도 총예산 333억원 중 204억원(61.2%)이 적수 현상 처리 관련 예산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상수도관 노후화에 따른 적수 현상이 지난해와 올해 집중되면서 해당 주민들의 수돗물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수돗물 관련 민원은 2020년 522건, 올해도 지난 9월 말 현재 237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상수도관 노후화가 심각한 삼호가 지난 2년 동안 270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군서 184건, 학산 121건, 서호 89건, 시종·도포·미암에서 각각 30건 안팎에 이른다.

영암 관내 상수도 전체 관로 1천187㎞ 중 20년 이상 지난 노후 관로가 약 10%인 117㎞에 달하고, 환경부가 교체나 갱생이 필요한 관으로 규정하고 있는 16년 이상 경과 시점을 적용할 경우 관내 모든 관이 교체 대상에 포함된다고 한다. 환경부 훈령에는 노후 수도관을 아연도강관, 비내식성 금속관, 16년 이상 경과한 수도관 중 스케일링 및 부식이 심한 수도관 등 교체, 갱생이 필요한 관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후관 교체작업은 삼호는 2024년, 군서는 2023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으로 있는 등 지지부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기천 군의원은 장기적인 안목과 계획, 예산 확보, 과학적인 유지관리 방안없이 적수가 터지면 땜질하기에 급급하고 있다며 상수도 균형발전기금 설치를 제안하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매년 안전한 수돗물 예산을 정액 편성해서 관로 세척, 배수지 저수조 청소, 사물인터넷과 ICT를 접목한 수질관리 시스템과 블록시스템 기반 조성 등 유지관리에 온전히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수 발생으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공급하는 수돗물이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불신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조속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