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소증·오른손 마비에도 열정 쏟아

장애를 딛고 평생 맨드라미를 그려온 학산출신 화가 박동신씨가 지난 10월 10일 오전 4시55분께 입원해있던 광주 조선대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61세. 동생 박근우씨는 "오른쪽 인공관절 치환 수술 때문에 입원했고, 수술은 잘 끝났는데 10일 새벽에 갑자기 유명을 달리하셨다"고 말했다.
 

학산면 독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독천초등학교와 낭주중학교, 전남고등학교를 거쳐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전업 작가다. 1992년부터 수많은 개인전과 아트페어, 기획, 단체, 초대전을 통해 전업 작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해왔다.

광주미술대전 초대작가, 한국미협, 한국전업미술가협회원으로 활동했다. 광주미술상과 대동미술상을 수상했으며, 광주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광주미술상, 대동미술상을 받았다.

키 135㎝의 선천적 왜소증이었던 고인은 20대에는 석류와 모과 등 정물화를 그리다가 30대 때 풍경화를 거쳐 맨드라미를 그리기 시작했다.

동생 박근우씨는 "맨드라미와 달을 함께 그리거나 했다"며 "아마도 어릴 때 어머니가 자신을 위해서 정화수를 떠 놓고 달을 향해 빌던 모습을 떠올린 것 아닌가 싶다. 붉은색 맨드라미는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루지 못한 정열이 아니었을까"라고 말했다. 50대 때 뇌출혈을 일으킨 뒤 오른손과 오른쪽 몸이 마비되자 왼손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전남 신안군 증도면 병풍도에서 열리는 '변치 않는 사랑의 꽃, 맨드라미전'에 작품을 출품했고 개막식에도 참석한 고인은 이달 중 또 다른 전시회에 참가하기 위해 밤낮으로 맨드라미를 그리던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맨드라미는 7∼8월에 꽃이 피기 시작하고, 9∼10월에 만개한다. 유족은 부인 이윤진 씨와 사이에 딸 하람 양이 있다.

학산면=조중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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