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지지 포기…농민 배신행위 6만5천원 주장
영암군통합RPC, 타 지역보다 높게 책정한 가격

수매가 결정에 농민 참여를 보장하라! / 올해 풍년으로 인해 쌀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면서 농업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월 6일 오후 영암군농민회, 한농연 영암군연합회, 영암군쌀생산자협회 등 농민단체 대표들이 서호면 통합RPC를 방문, 통합RPC의 독단적인 우선지급금 결정을 규탄한다며 수매가 결정에 농민 참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수매가 결정에 농민 참여를 보장하라! / 올해 풍년으로 인해 쌀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면서 농업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월 6일 오후 영암군농민회, 한농연 영암군연합회, 영암군쌀생산자협회 등 농민단체 대표들이 서호면 통합RPC를 방문, 통합RPC의 독단적인 우선지급금 결정을 규탄한다며 수매가 결정에 농민 참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영암군통합RPC가 올해 벼 수매 우선지급금을 6만3천원으로 결정하고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고정 유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영암군농민회, (사)한농연 영암군연합회, (사)영암군 쌀생산자협회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영암군 농민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통합RPC는 며칠 전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여 올해 수매 나락의 우선지급금을 63,000원으로 결정하고 이후 변경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통합RPC는 인근 지역의 RPC보다 높게 책정한 가격이라고 하지만 이후 나락 값이 올라도 변경하지 않겠다고 결정함으로써 그동안 우선지급금이 해오던 가격지지 역할을 더이상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물가를 잡겠다면서 올해 들어 4차례에 걸쳐 29만여 톤의 쌀을 공매하더니 지난 8월에 8만톤을 추가 방출하여 조생종 벼의 수확을 앞두고 나락값과 쌀값을 폭락시키는 용서 못할 폭거를 저질렀다”면서 “이로 인해 본격적인 중만생종 수확을 코앞에 둔 지금도 들판에서는 나락가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채, 장사꾼들이 나락을 싸게 매입하기 위해 올해 나락값이 낮게 형성될 것이라는 헛소문을 퍼뜨리면서 장난질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민을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할 농협RPC가 나락 가격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농협의 주인인 농민을 배신한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농민단체들은 또 “현재 통합RPC에는 삼호농협, 서영암농협, 영암농협, 월출산농협 4개 농협만 참여하고 있고 통합RPC가 수매하는 나락의 양도 영암군 전체 수확량의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통합RPC가 영암의 나락값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며 나락가격결정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박웅 농민회장, 문승진 한농연 연합회장, 한봉호 쌀생산자협회장 등 농민단체 대표들은 10월 6일 오후 서호면 통합RPC를 항의 방문했다.

이날 농민단체 대표들은 통합RPC 운영 농협 중 박성표 월출산농협 조합장, 김원식 서영암농협 조합장과 최대후 통합RPC 대표와 면담을 갖고 통합RPC 이사회가 독단적으로 우선지급금을 결정한 것을 항의하고 나락값 지지를 위해 지난해와 같은 6만5천원 수준의 가격을 제시했다. 또 농협RPC의 나락값 결정을 통해 시장 가격이 형성되고 있으므로 나락값 지지를 위해 최선의 가격을 결정할 것을 거듭 요구하고 대농을 중심으로 일부 쌀 전업농들이 나락값이 높은 경기도 지역으로 쌀 출하를 시도할 경우 지역의 쌀농업이 쇠퇴할 것이라며 농협이 쌀값 지키기를 위해 함께 동참해 달라고 주문한 뒤 농민단체, 농협, 행정이 참여하는 가격 결정을 위한 기구를 만들 것을 요구했다.

통합RPC 측은 타 지역에서 5만8천~6만원 선의 우선지급금을 결정한 것을 감안해 6만3천원으로 결정했고 우선지급금을 향후 변동없이 고정한다는 것은 오해이다며 정부의 쌀시장 격리와 수확량 통계, 시장가격 변동에 따라 맞추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웅 농민회장은 “세계식량기구 권장비축량이 60만톤인데 현재 정부와 민간 비축량을 합쳐도 30만톤이며 올해 25만톤을 수매 저장한다고 해도 권장비축량 채우기도 급급한 상황에서 시장 가격은 인위적으로 조작되고 있다”면서 “농협과 농민단체, 행정, 지역 정치권이 적극 대응해 나가자”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는 최근 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한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는 ‘2021년산 쌀 공급과잉 예상 물량 시장격리 등 특별대책 건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남도는 올해 벼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데다 작황도 호전돼 수확기 병해충이나 태풍 등 자연재해가 없으면 전국 쌀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31만톤 증가한 382만톤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쌀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올해 56.2㎏, 내년 54.8㎏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같은 수급불균형으로 2021년산 쌀 과잉물량은 약 28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신곡 생산량 증대와 재고 누적 등을 고려하면 올해 수확기 쌀값 하락으로 농가 경영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올해 수확기 쌀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농민단체들은 농업·농촌 경제의 근간인 쌀값이 한 번 낮게 형성되면 회복이 어려워 사전에 대응하지 않으면 농업·농촌의 어려움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