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군 눈비산마을

눈비산마을의 설립목적은 ‘이웃들과 함께 자연생태에 어울리는 농업을 실천하고 도시와 농촌의 공동체적 나눔으로 바른 농업을 펼치며 살기 좋은 농촌을 이룩하는 데 이바지한다’이다. 

눈비산마을의 역사는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1968년 1월 미국 메리놀 선교사에서 파견한 클라이드 데이비스(Clyde Davis) 신부의 주도로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소를 키우자는 생각으로 괴산가축사양조합을 설립하면서 시작된다. 

당시는 소수·감물·장연면 지역에 6개의 작은 시범목장을 만들고 자립기반을 키우고자 신용협동조합을 운영했다. 더불어 축산협동반을 조직해 소 임대와 송아지 계약생산, 기술지도를 펼쳤다. 

1974년에는 농민교육원을 건립해 협동조합, 축산기술 실습과 교육을 실시했다. 충북농촌개발회로 재단 이름을 바꾸고 음성으로 이전했던 사무실을 1985년에 소수 입암리 눈비산 자락으로 다시 이전했다. 괴산소비자협동조합, 음성생산소비자협동조합 창립에 기여했으며 이후 ‘한살림농산’ 준비와 설립, 한살림청주 준비위원회 결성 등을 통해 서울과 청주에 한살림 조직 창립을 지원했다. 2002년 ‘눈비산마을’로 이름을 바꾸고 현재 20여 명의 회원이 함께하고 있다.

현재 눈비산마을은 재단법인이 소유한 토지·건물 등을 자산으로 하고 회원들로 조직된 ‘눈비산마을 공동체’가 위탁받아서 운영하는 형태이다. 재단이 경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이 아닌 공동체가 스스로 결정하고 그 성과물을 나누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회원들도 공동체가 잘되는 것이 회원과 재단도 같이 잘되는 것이라 인식하고 있다. 눈비산마을 운영은 주간회의, 중간 평가모임, 다음 달 계획회의 등 정해진 회의시간에 모여 일일, 주간, 월중 해야 할 일을 상의하고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또 공동체의 자금 지출·수입 등 중요한 사안부터 식사, 공연, 노래 등 즐거운 소통까지 나누고 있다. 

공동체 농장의 사업으로는 유정란 농장, 과자 및 달걀 가공, 논밭과 산 농사가 있다. 특히 유정란 사업은 7개 동으로 이뤄진 평사·개방형 양계사에서 약 1만2천 수의 닭들이 유정란을 생산한다. 생산된 유정란을 사용한 우리밀 유정란 전병, 우리밀 보름달 전병, 어린이 달과자, 호두과자 등과 구운 유정란은 영농조합 ‘눈비산농산’에서 가공 생산해 한살림, 두레생협 등에 공급하고 있다. 감자·채소·팥 등 밭농사, 호두·매실·밤·감 등 산을 이용한 유실수 농사, 그리고 논농사를 지어 눈비산마을 식당의 식재료로 쓰고 일부는 팔기도 하고 회원 식구들, 교육생들과 나누기도 한다.

괴산 지역은 산이 많고 환경오염이 되지 않아 유기농 최적지이며 자연재해도 거의 없어 ‘생태환경 안전지대’라는 평을 받고 있다.

공동체 일구는 생태 유기농업 교육

눈비산마을은 한살림 귀농 연수원 역할을 하고 있다. 농촌으로 돌아오고자 하는 사람들, 자급자족 농사, 생태유기 농사기술 등과 의식주에 걸친 실습과 견학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러한 귀농귀촌 교육을 마친 뒤에도 교육생이 원하는 지역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해 약 1천여 명의 교육생·조합원 등이 교육과 견학을 위해 찾는 마을공동체가 됐다. 

농촌을 찾는 사람들과 함께 나물 캐기, 손 모내기, 감자와 고구마 캐기 등 계절에 따른 체험활동과 함께 귀농과 귀촌을 준비하고 꿈꾸는 사람들과 농사실습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무농약, 무화학비료, 유기농법을 가르치고 있으며 종자로는 유전자 조작된 콩과 옥수수, 곡류를 사용하지 않으며 가공품은 직접 재배한 원료 농산물로 만드는 법을 가르친다. 제초제와 농약,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쌀과 잡곡, 야채와 과일, 항생제와 성장촉진제 등을 첨가하지 않은 사료를 먹여 키운 가축, 무항생으로 인공 양식하지 않은 생선과 건어물 친환경농산물을 원료로 안전한 가공식품과 간식류, 환경호르몬 걱정 없는 생활용품과 조미료나 식품 첨가물을 넣지 않은 양념류 등을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눈비산마을은 앞으로의 50년 장기계획을 수립해 자연생태 농업을 지향하고 잘 사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설립목적에 명시된 정신을 이어가고 있으며 귀농·귀촌자 또는 생태농업 교육생들이 각자의 마을에서 생태농업을 펼치고 공동체 정신을 확산시키며 살아가는 법을 일깨우고 있다.

한살림 공동체 생명 운동

한 살림은 ‘크다 혹은 함께’라는 뜻의 ‘한’과 ‘살려낸다 혹은 산다’의 뜻을 가진 ‘살림’을 더한 말이다. 즉, 생명의 세계관으로 모든 생명이 한 집 살림하듯 더불어 살자는 뜻이다.

눈비산마을이 지원한 한살림 공동체는 생태농업과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도농상생 생활공동체 운동을 펼치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안전한 먹을거리를 직거래하면서 생명운동을 하는 비영리단체다. 또한 생명순환의 가치를 상업적인 이익보다 사람의 건강과 생태계 보전이라는 것으로 중요하게 담아내고 있다. 

안전한 밥상을 위해 흙을 살리는 운동도 펼치고 있다. 식량을 생산하는 터전인 땅과 우리 농업을 살리기 위해 삶의 문화를 일구는 것이 궁극적으로 인간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생명의 근본이 더불어 함께 사는 것이라는 점에서 보면 자연환경도 햇빛과 그늘, 바람과 도랑을 흐르는 작은 물줄기도 귀하지 않을 수 없다.

한살림 회원단체로는 19개 지역 한살림과 한살림사업연합, 모심과살림연구소, 한살림 우리밀제과, 한살림전국생산자연합회 등이 있다.

충북도 세계유기농산업 엑스포

이처럼 괴산군 지역이 유기 생태농업의 중심으로 떠오르자 충북도는 괴산군, 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IFOAM)과 손잡고 2022년 9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괴산군 괴산읍에서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를 개최할 계획으로 있다. 이 행사는 3년 주기로 열리는 세계유기농대회와 매년 개최되는 세계유기농국제박람회와 더불어 3대 세계유기농 행사이다.

2022년 엑스포는 충북도와 괴산군이 ‘유기농이 여는 건강한 세상’을 주제로 81만㎡의 행사장에 유기농 3.0괴산선언 주제전시관, 아시아 지방정부 유기농협의회(ALGOA) 국제협력관, 유기식품산업관, 유기농자재산업관, 유기농팻케어산업관, 유기농헬스케어산업관을 마련할 계획이다. 친환경 자재를 이용한 1378㎡의 주제전시관은 행사 이후 국제 유기농단체 사무실과 행사 기념 전시, 문화관광 체험장 등 복합건물로 활용한다. 

엑스포 개최로 72만명 이상의 관람객 유치와 382억원 이상의 부가가치 효과를 거둔다는 전략이다. 국제학술행사와 유기농 진로 체험학교 등 유기농 3.0 선언의 실천전략도 마련했다.

엑스포는 단순 농식품을 넘어 미용과 의약, 건축 등 다양한 분야로 진화한 유기농 신산업에 중점을 두고 엑스포를 통해 괴산은 유기농산업의 핵심이자 국제적 교류협력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괴산군은 2012년 ‘유기농업군’을 선포하고 각국 지방정부 간 연대를 통해 아시아 지방정부 유기농협의회(ALGOA)를 세우고 의장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ALGOA에는 현재 일본과 중국, 필리핀 등 18개국 230개 회원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괴산군은 매년 아시아 유기농 지도자교육, 세계 유기농 청년포럼, ALGOA 정상회의 등을 개최하면서 유기농업 중심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문배근ㆍ김진혁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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