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에선 지난 5~6일 해남이 최고 531㎜를 비롯해 장흥·진도·고흥 등에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3명의 사망자를 비롯해 산사태, 하천 저수지 제방유실, 마을·시장·들녘 침수 등 피해가 발생했다. 우리 영암지역도 농경지 1천792.5㏊가 침수 피해를 입는 등 곳곳에 생채기를 남겼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와 관련, 지난 12일 비대면 브리핑에서 “집중호우 피해가 큰 강진·해남·진도·장흥의 특별재난지역 지정과 현실적 복구 지원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해마다 반복되는 자연재해로 농작물 피해가 급증하고 있음을 또다시 확인시켜 주고 있다. 우리 지역의 특산품인 무화과와 대봉감 피해도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에 자연재해마저 빈발해 농업인들이 생존권에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정에도 불구하고 농촌진흥청이 이상기후 대응에 지극히 소홀한 것으로 나타나 농업인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서삼석 의원에 따르면 농촌진흥청이 최근 5년 간 이상기후 대응 연구비를 전체 연구개발 사업예산의 1.5% 밖에 투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상기후 대응을 위한 주요 연구도 농가에 날씨와 재해정보, 관리대책을 제공하는 ‘조기경보 서비스’가 주요 사업으로 꼽혀 안일한 대응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서삼석 의원은 사전예보 시스템만으로는 농가가 자연재해를 대비하기에 충분하지 않아 재해에 강한 신품종 개발도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사과와 배의 경우, 냉해 대응 신품종 개발을 수행하고 있지만 대봉감과 무화과는 전무하다는 것이다. 물론 대봉감과 무화과가 사과와 배에 비해 수요자 측면에서 경제적 파급효과가 뒤떨어질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초고령화의 시한폭탄을 안고 위태롭게 버티고 있는 농촌에 경제성만 따져선 안 될 일이다. 농업은 국가에서 보호해야 할 ‘최후의 보루’라는 점에서 이상기후에 대응한 과감한 투자가 시급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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