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병 역사박물관’ 유치 포기에 이어
양달사 사료마저 외부 유출 적절치 않아
현창사업 본격화…빈약한 자료 ‘걸림돌’

조선 최초의 의병장 양달사 장군의 현창사업이 올해부터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을묘왜변 당시 양달사 의병장 관련 통문이 나주에 건립 예정인 남도의병 역사박물관에 기증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남도는 최근 남도의병 역사박물관에 소장할 의병 자료인 ‘을묘왜변 양달사 의병장 관련 통문’을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이 통문은 1555년 을묘왜변 때 활약한 양달사 의병장의 포상을 올린 것으로, 도포 제주양씨 주부공파 후손인 양진근 씨가 기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문은 ‘을묘년 왜구가 창궐했을 때 수령들이 도망가고 성을 버리고 제 몸만 보전한 사람도 있었지만, 영암군 참봉 양달수와 해남현감 양달사 두 형제가 몸을 돌보지 않고 기발한 계책을 내 적을 격파해 팔도 백성이 도륙을 면하게 돼 포상을 올린다’는 내용이다. 전주향교에서 1842년 작성했다. 이후 헌종 13년(1847년) 승정원일기에는 ‘양달사는 통정대부 좌승지에, 양달수는 사헌부 지평에 추증하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러나 양달사와 관련한 통문은 의병장 양달사가 1555년 을묘왜변 당시 전라도 10여 개성이 함락되고 영암성이 포위됐을 때 의병을 일으켜 왜구를 격퇴시키고 영암군민을 살린 역사적인 인물로 기록된 귀중한 사료라는 점에서 외부 유출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영암군청 앞 ‘장독샘’과 도포면 봉호리 양달사 ‘시묘유적’ 등 두 곳이 영암군 향토문화유산 제8호로 지정된데 이어 2019년 양달사현창사업회 출범과 함께 영암읍성에 조성 예정인 ‘영암성 승전기념 광장’ 등 현창사업이 본격 추진될 예정이지만 관련 자료가 많지 않아 사료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또한 남도의병의 범위를 당초 임진왜란(1592년)에서 을묘왜변(1555년)으로 확대하는 ‘전라남도 남도의병 선양사업 지원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이 지난 5월 전남도의회를 통과해 양달사 의병장의 현창사업이 탄력이 붙게 됐다.

그런가 하면 일각에서는 을묘왜변 때 왜구를 물리친 1555년 5월 25일을 ‘영암성 대첩 기념일’로 제정, 선조들의 자랑스런 충효의 얼을 되새겨야 한다는 여론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암읍의 한 주민은 “양달사 의병장의 충효와 얼이 깃든 어머니 묘소와 장독샘을 영암군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함으로써 양달사 의병장 현창사업이 뒤늦게나마 시작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암에서 보관돼야 할 조선 최초의 의병장 행적과 을묘왜변을 알리는 소중한 자료가 외부로 유출된 것은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는 남도의병 역사박물관 건립을 앞두고 박물관에 전시할 의병 관련 고문서, 무기 등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남도의병 역사박물관은 나주시 공산면에 사업비 440억원(국비 169억원)을 들여 연면적 8천300㎡ 규모로 의병과 의병 정신에 대한 전시, 교육, 추모, 체험을 위한 복합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지난해 전남도의 공모사업을 통해 선정된 남도의병 역사박물관은 나주시를 비롯 보성·장흥·강진·해남·함평·장성·구례군 등 도내 8개 시군이 유치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영암군은 사업대상의 최적지로 꼽혔으나 공모 자체를 포기한 바 있다. 영암지역은 을묘왜변 때 조선 최초의 의병장 양달사 형제를 필두로 임진왜란 때 전몽성·몽진 형제, 한말 최초 여성 의병장 양방매 등 수많은 독립투사와 의병부대 사령부가 있었던 국사봉, 일제강점기 구림 3.1운동·영보농민항일운동 등 구국 충혼이 곳곳에 서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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