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융합농업 현장을 가다

지리산구례공동체는?

㈜지리산구례공동체(대표 황홍연)는 지리산 구례군에서 농사를 짓는 15명이 만든 농업회사법인이며 사회적기업이다. 2011년 조직되어 회원 간의 상부상조를 통해 협동을 추구하며 농사기술에서 가공·유통까지 공동체적 해결을 도모하고 있다. 

친환경농업을 확대 발전시켜 안전한 농산물 생산과 소비자에게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지역농업 대안의 하나로 다품종 소량생산과 연중 공급체계를 통해 예측 가능한 농업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지리산구례공동체는 제로경영을 지향하며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에 대한 가격 보장과 농민들이 함께 살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의 실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주요사업으로는 지리산나들이장터 내 로컬마켓 ‘지리산 로컬푸드’ 운영, 온라인 마켓 ‘자연곳간’ 운영, 학교급식, 생협에 연중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으며 구례군의 주요 농산물인 매실, 고로쇠, 단감 등을 오픈마켓을 통해 대량 유통을 하고 있다. 또한 지리산은 산약초의 보고로 다양한 나물과 약초 등을 인근 시군 로컬푸드점과 직거래를 통해 공급하고 있다.

지리산구례공동체는 구례·하동·남원 등 지리산 권역에서 생산되는 제철 친환경 농산물을 도시 소비자에게 꾸러미로 제공하는 로컬푸드 사업을 통해 농가가 적정 생산비를 보장받도록 하고 있다. 이는 현행 농산물 유통구조가 거대 중간 유통 업체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돼 있어 이를 바꾸지 않고서는 농업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리산구례공동체의 온라인 마켓 ‘자연곳간’은 2019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하는 농촌융복합산업(6차산업) 인증 사업자에 지정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지역의 다양한 유무형의 자원을 활용해 1·2·3차 산업과 연계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농업 경영체를 대상으로 인증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3년간 사업 달성을 위한 신제품 개발, 품질관리 등 현장 코칭을 비롯해 자금 지원, 새로운 유통채널 구축 등 다양한 맞춤형 지원을 받고 있다.

황홍연 대표는 “6차산업 지정은 정부로부터 회사의 경영실적과 사업목표 달성도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6차 산업화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농업과 ‘로컬푸드’

지리산구례공동체는 지리산 일대에서 농림업을 하고 있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일찍이 유기농· 무농약과 저농약 등의 친환경농업을 실천해 왔다. 

1년 농사 중 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고 보고 나뭇잎과 풀 등을 모아 토착미생물의 발효과정을 거쳐 천연퇴비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즉 미생물이 분해한 유기질 성분이 작물의 성장을 좋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방풍·곤드레 등의 다양한 나물류 재배에 안성맞춤이다.

이러한 친환경 농산물은 손이 많이 가기에 기존 농법으로 생산된 농산물과는 차별화하고 가격도 농민의 눈에서 책정돼야 하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는 곳이 산동면 지리산온천지구 내에 위치하고 있는 로컬 마트인 ‘지리산 로컬푸드’이다. 운영 주체는 농업회사법인 ㈜지리산구례공동체이다. 이곳에서는 100여 농가가 생산자등록이 돼 있으며 친환경 산나물과 채소, 임산물, 유가공품 등 1천여 가지의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생산자가 직접 농임산물을 포장하고 가격 결정을 해서 공동판매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소비자는 농민이 산지에서 선량한 마음으로 결정한 저렴한 가격에 구례 지리산 지역의 고품질 친환경 특산물을 구입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이러한 로컬마트를 온라인 마켓과 연계하고 있는데 이것이 ‘자연곳간’이다.

‘자연곳간’은 소비자와 생산 판매자와의 시간·공간적 제약을 없애면서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농업·농촌 공동체와 로컬화

지역 농민이 주체가 돼 만든 농어촌 공동체 회사가 농업·농촌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 농어촌공동체 회사는 농어촌지역 주민과 귀촌인력이 기업경영 방식을 접목해 지역 내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 지역 활성화와 농촌 공동체 복원을 꾀하는 회사를 말한다.

농어촌 지역에서의 공동체 회사는 일자리와 소득 창출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마을기업, 사회적농업 등의 연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를 이뤄 농림수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도시민의 농어촌 방문과 이주가 늘어 농어촌의 활력에 도움을 주고 있다.

지리산구례공동체는 사라진 농촌 공동체 문화 복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역 내 다양한 마을단위 공동체를 활성화시켜 지역사회에 기여토록 유도하고 있다., 실제로 구례군 마산면 주민들로 이뤄진 마을기업 ‘산들조은 유정란 사업’과 협업을 통해 유정란을 도시민들에게 공급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더불어 채소 생산농가를 중심으로 2만평 규모의 채소단지를 조성하고 공동 생산과 출하 그리고 유통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시스템을 갖추기도 했다.

황홍연 대표는 “농촌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활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며 “공동체 회사를 통해 지역의 부존자원과 문화, 인력 등을 최대한 활용해 농업농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도시와 농촌으로 양분한 성장주의 논리에서 벗어나 지역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촉진하는 새로운 지역발전의 전략으로 ‘로컬리티’(라이프 스타일과 연관된 생활지역)를 제시했다. ‘로컬리티’란 ‘삶의 터로서의 로컬(공간)과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역사적 경험(시간)을 통해 만들어가는 다양한 관계성의 총체’를 의미한다. 행정구역으로 이해하고 수도권과 그 외 지역을 비교하는 개념이 아닌 이웃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삶의 스타일로 수도권에도 로컬리티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로컬리티를 퍼뜨리려면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의 로컬리티를 강화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다른 지역과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배근ㆍ김진혁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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