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전해준 안내문을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라이가 동시에 내밀었다. 학교에 너무 일찍 등교시키지 말 것을 당부하는 내용을 담은 것이었다. 자세한 설명은 두 아이가 결들었다.

인천의 모 학교에서 너무 일찍 등교한 여학생을 컴퓨터 전담교사가 성폭행한 사건이 있어서 학생 혼자서 교실에 있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일시에 등교할 수 있도록 등교 시간을 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묻는다.

엄마, 성폭행이 뭔데 그래요:

오늘날 영상물이나 컴퓨터 통신의 발달로 .여성의 존재는 더욱 성적 전유물로 왜곡되어 지고 인간의 성이 이보다 더 희화화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마다 여성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한 여러 가지의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정당진출의 비율확대, 호주제 폐지, 직장여성을 위한 출산, 육아, 보육정책, 매매춘 방지법의 강화 등등.

여성의 인격이나 가치문제가 사회적으로 뚜렷이 부각되고 새로이 조명되면서 정치면 에서도 민감한 정책의 중심에 와있는 것을 보면 금방이라도 여성의 지위가 천지개벽이 라도 될 것처럼 착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외부로 부각되는 여성정책들에 가려져서 우리들의 눈과 정신을 썩게 만드는 후미진 곳에서의 여성비하의 현실을 둘러보아야 한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하루면 수십통씩 컴퓨터 편지함으로 수신 되어지는 스팸메일 중 80%정도를 차지하는 저질 성 관련 메일,지하철역 매점이나 터미널, 거리 가판대에서 옷 벗은 여인들의 사진으로 도배질 해진 잡지나 신문들, 길거리나 주차해 둔 차마다에 요염한 여자들의 사진들이 널부러진 모습, 방안에 가두어 두고 매춘을 강요하는 포주들의 비인간성들을 볼 때마 다 여성의 가치 상승이 몇몇의 외부적인 정책정도로 무슨 의미가 있는지 회의감을 갖곤 한다.

대통령 선거에 즈음하여 여성의 지위를 진정으로 진전시키기를 바라는 후보라면 여성의 존재가치가 고작 미물보다도 못한 성의 전유물이 되지 않도록 저질 스팸을 차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전담 기구를 설치하고, 학교 교육에서도 어려서 부터 양성평등과 몸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인성교육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여성인격의 상승과 양성평등의 길은 건전한 의식을 가질 수 있는 주변의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 너무나 절박한 문제라고 믿는다.

정당의 여성정치 참여 비율이 좀 더 높아 진다고 한들 의식의 저변에서 여성의 인격이 상승되지 않는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는 가.

김연숙 영암 군서 출신 경기도 안산시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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