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을 맞아 채소류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가운데 재배농가들은 이미 포전거래를 통해 팔아 치워버려 실질적인 소득을 얻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농협 등 생산자단체에서 판매사업을 강화하는 등 농가들의 실질적인 소득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가들에 따르면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추위로 중부지방의 배추가 동해를 입거나 결구가 늦어져 김장 채소값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장채소의 주산지인 신북, 도포, 시종 등지에서 10월중순 무는 평당 2천원 안에 거래되던 것이 11월 중순이후 현재 평당 4~5천원까지 배이상 치솟았다.

또한 배추는 평당 2천500~3천원선에 거래되던 것이 지금은 6천원까지 올라 김장채소 재배농가들이 모처럼 호황을 맞고 있다.

그러나 농가 대부분이 지난 10월중순께 가격이 오르기 이전에 중간상인들에게 포전거래를 통해 이미 팔아버려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에게는 실질적인 소득이 되지 못하고 중간상인들만 재미를 보고 있다.

이처럼 농민들이 사전에 포전거래를 통해 중간상인들에게 팔아버린 것은 지난해 무파동으로 제값을 받지 못하고 무를 갈어엎는 등의 사태를 경험한 재배농민들이 10월중 2천원이라도 받기위해 서둘러 처분했기 때문이다.

도포면의 김모씨(41)는 "6천여평의 발에 재배한 무를 평당 2천원 꼴도 안된 1천만원에 10월초 팔았다"면서 "조금만 기다렸다 팔았더라도 2천5백만원은 거뜬히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몹시 아쉬워했다.

영암군이 집계한 김장채소 재배 면적은 2천597농가가 신북, 도포, 시종 등지에서 배추는 4백50ha, 무는 1천 17ha를 재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따라 약 50%정도가 이미 포전거래가 이루어졌다고 보고 평당 2천원씩만 올려 받는다고 가정 했을 때 배추가 12억, 무가 30억 등 모두 42억원 가량의 엄청난 금액이 재배농민들의 실소득으로 이어져야 하나 중간상인들에게_ 돌아간 셈이어서 농가들이 분통을 터 뜨리고 있다.

이처럼 농가들이 고생하고 지은 농사가 중간상만 배를 채워주고 있는 것은 농가들의 정보 부족때문으로 행정기관이나 농협 등에서 농민들이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는 정보제공이나 제도적인 뒷받침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과 함께 농협에서 진정 농민을 위한 판매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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