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매일 어김없이 반복되는 식상한 하루일과가 무기력함을 자아낸다.

식물과 동물 심지어 무생물까지도….

저마다 주어진 좁다란 통속에서 나름대로 쳇바퀴를 돌아보지만 그날이 그날임을 또 다시 실감할 때 하늘을 우러른다.

나의 달의 예찬론.

가느다란 새색시의 가지런한 눈썹으로….

새우등처럼 휘어진 할머니의 허리처럼….

때론 배고픈 이에게 만두의 포만 감으로….

고운 손으로 정성껏 빚은 송편의 모습으로….

아! 그렇지.

그날의 그 곱디고운 모습을 난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것도 여러 해를….

어김없이 그 모습이 보일 때쯤이 면 방방곡곡 지역마다 고을마다 축제의 분위기다.

흩어졌던 사랑하는 가족이 한자리에 모일 때, 맛난 음식들이 색색 고운 모습으로 새로이 단장됐을 때, 앞마당의 꼬꼬닭과 멍멍개가 한껏 분위기를 띄울 때, 그 환한 웃음으로 화려하지 않은 그윽한 모습으로 고운 자태 뽐내며 나타낼 때면 아기의 예쁜 웃음을 그 향기에 빗댈까. 신이 빚어 인간에게 주어진 선물이 있다면 아마 이 모습이 아닐까 싶다.

울고 웃고 희망을 가지며 새로운 삶의 시작으로 여유와 위안을 주며 감동의 물결을 일게 합니다. 고달픈 일과를 마친 힘든 노동자에게 열심히 공부하고 심호톱을 하는 수험생에게 자장아기 잠재우고 허리 펴는 엄마에게, 구불구불 주름사이로 인생이 담긴 우리 할머니에게, 희망으로 꿈으로 아름다움으로 즐거움으로 다다릅니다.

보름달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이 시간이 여러 생각으로 묻어 나옵니다.

할머니의 옛 이야기에 나오는 보름달 역시 희망이었듯이 나의 기억에 저장된 보름달 역시 희망입니다.

먼 훗날 내 아이나 손자에게도 보름달의 희망을 이야기 해 줄 것입니다.[사진]배인철.

배인철 (덕진초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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