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금정면 아천리)

금정면 아천리에 만석이라는 청년이 노모를 모시고 살고 있었습니다. 만석의 어머니는 늦도록 아이가 없어서,수십리 떨어진 쌍계사에 다니면서 지성스럽게 불공을 드리다가 쉰이 다 되어서야 얻은 귀한 자식이었습니다. 만석이는 애지중지한 사랑을 받으며 건강하게 자랐습니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만 남게 되었습니다. 곧 쓰러질 듯한 초가집이었지만 오붓하게 살았습니다. 만석이가 자라서 부지런히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어머니의 뜻을 따랐고, 불손하게 대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어머니의 잠자리가 편안한가 아랫 목에 손을 넣어 살펴보고, 아침이면 문안을 여쭙고는 하였습니다.

"어머니, 방이 차지 않는지요:" "오냐,괜찮으니, 어서 건너가 보아라."하시며 .어머니께서는 여느 때처럼 잠자리에 드셨습니다.

다음날 아침, "어머니, 안녕히 주무셧습니까" 그런데 아무 기적이 없었습니다.

만석이는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어머니 일어나시지요. 날이 밝았습니다. 아무 대답이 없으셨습니다." 만석이는 근심스럽게 지켜보았습니다. 어머니는 한참 후에 겨우 눈을 뜨시고는 "만석아, 내 몸이 어쩐지 이상하다." 만석이는 놀래서 곧장 의원을 찾아가 약을 지었습니다. 정성들이여 약을 다려 봉양하였으나 전혀 효험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물어서 좋다는 약을 다 구해서 드렸으나 병은 전혀 차도가 없었습니다. 근심에 쌓인 만석이는 이웃 마을에 사는 연세 많으신 노인을 찾아가 여쭤보았습니다. 효험이 없는데 어떤 좋은 약이 없는냐고 여쭤보았니다. 노인은 한참 생각하시더니. "길은 한 가지 밖에 없네. 산삼이 특효효약이니, 내일 당장 무등산으로 들어가 목욕하고 산신령님께 '기도나 드리게나."

만석이는 보퉁이 하나를 챙겨 100일 기도를 드리려 떠났습니다. 온 산을 뒤지며 약을 구하려 했으나 구하지 못하고 100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약도 구하지 못하고 지친 몸으로 아천마을 어귀에 있는 느티나무인 고목의 그늘에 앉아 근심어린 푸념을 하였습니다. "어머니는 어떻게 하고 계실까. 어머니를 무슨 낯으로 뵐 수 있을까:" "만석아,왜, 그러느냐:"하는 말 소리가 들렸습니다.

만석이는 피곤하여 푸념을 하였습니다. "어머니가 병이 나서 약을 구하기 위해 기도를 드렸으나 약을 구하지 못하고 이렇게 빈손으로 돌아오게 되니 어머니를 뵐 면목이 없습니다. 아마도 정성이 부족하였던가 봅니다." "아니다. 만석아, 네 정성이 갸륵하구나. 그렇게 앉아 있지 말고 어서 쌍계사 골짜기에 가보아라." 비몽사몽간에 말을 하던 만석이는 벌떡 일어섰습니다. 누가 말을 '한 것일까 하고 놀라서 돌야봐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 느티나무가 나를 가엾게 여겨 약을 가료쳐 주려나 보다.' 집으로 가지 않고 쌍계사 골짜기로 뛰어갔습니다. 한참을 뛰어올라갔으나 찾을 수가 없엇습니다.

해는 넘여가고 어머니도 궁금하여 하는 수 없이 낙심하고 내려오는데 뭔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렇게도 찾아 헤매던 산삼이었습니다. 만석이는 곧장 약을 준비하여 어머니께 드렸습니다. 어머니의 병세는 차츰 나아져 완쾌됐습니다. 만석이의 효성은 마을 사람들로부터 칭찬이 자자 하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느티나무가 효자를 도왔다고 하여 `신목'이라고 불렀으며, 불행한 일이 있을 때는 이 느티나무에 빌곤 하였습니다. 느리나무가 만석이의 효성에 감동한 일이라고 하며 그 이야기를 효의 귀감으로 후세에 전하여 지고 있습니다.

〈영암문화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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