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청 이전문제를 둘러싼 광주시와 전남도의 갈등이 국회의 예산심의와 맞물려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어 지역민들의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나라당이 23일 내년도 전남 도청 국비예산의 전액 삭감 방침을 당론으로 결정해 도청이전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박광태 광주시장과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은 최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간담회를 갖고 전남도가 도청이전을 강행할 경우 내년도 도청이전 예산의 국회통과를 저지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광주 도심에 있는 현 도청 건물을 제 1청사로 하고 무안지역에 건립되고 있는 신청사는 제 2청사로 사용한다는 정부나 전남도의 확답이 없을 경우 신청사 건립에 필요한 내년도 예산 373억원을 전액 삭감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나라당 광주시지부장인 이환의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은 2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날 열린 한나라당 고위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내년도 정부예산에 계상된 전남도청 이전관련 예산 전액을 삭감한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밝혔다.

그러나 22일 취임 후 첫 시 . 군 순방에 나선 박태영 전남지 사는 목포시에서 열린 도 · 시정 보고회에서 도청이전을 기정사 실화하고 이를 강력히 추진하겠 다고 약속했다. . . . ㅛ

전남 서남권 주민들은 광주시장 과 광주 출신 국회의원들이 도청 이전에 따른 갈등을 무마하고 지역간 화합을 도모하기는 커녕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에만 집착해 한 뿌리인 광주 · 전남을 이간시키 고 있다고 강력 비난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광주지역 정치인들의 발상은 전남도청을 볼모로 광주만을 챙기겠다는 것으로 지난달 전남도청 국감 때 한나라당 의원들의 질의내용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목포시의회는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갖고 반박성명을 내기로 하는 등 지역정가까지 비화되고 있다. 목포시의회 김대중 의장은 "도청이전 사업은 전남도민의 합의로 진행되고 있는데 전혀 무관한 광주시장과 국회의원들이 이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선거때 만 되면 나타나는 치졸한 작태"라고 .비난했다.

전남지역 국회의원들도 "김영삼 정부 때부터 추진해온.계속사업을 그동안 가만 있다가 이제와서 반대하는 것은 순수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행태"라며 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는 2004년 완공 목표로 총공사비 2천151억원이 투입될 전남도 신청사는 지난해 12월 착공, 공정률 10%를 보이고 있으며 23층 건물 중 지하 2층, 지상 7층 골조공사가 올 연말까지 완료된다.

도청 신축에는 내년 373억원, 2004년 711억원의 국비가 투입될 예정이며 최근 신도시 1단계구역 139만평의 편입부지 보상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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