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나는

고추장자가 되어

조그만 날개를

달고 싶다

버스보다 더 빠르게

기차보다 더 빠르게

그리운 시골

외할머니 댁에

훨훨날아가

호박이 나딩구는

담위에 앉아보고

마당에 널어 놓은

고추에도 앉아보고

할머니랑 물방울 굴리면

토란잎에도 앉아보고

가을이 오면

반짝이는 날개 달고

구름처령 하이얀

알머니 머리 위에

풀씨 처럼

롤래몰래 내려앉는

고추잠자리

내진구

높고 푸른 가을하늘을

마음껏 날아보고 싶은

내 친구 고추잠자리

한희구영암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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