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IMF 경제위기를 전후해 불어닥친 거센 세계화의 태풍을 돌파하 는 과정에 있다. 세계가 지구촌화 하는 데 따르는 변화와 도전은 우리를 불안 케하고 긴장시킨다. 오늘날의 농업 · 농 촌의 위기도 바로 이러한 세계화의 추 세 탓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여기서 피 할 처지도 못된다. 오히려 이 변화와 도전을 정면 돌파하는 길만이 살길이 다. 마치 19세기말 조선조의 위정자들 이 옛것만을 고집하고 새로운 것을 받 아들이지 않아 일본에 비해 1백년이상 뒤쳐진 것처럼 대세를 거스를 경우 우 리는 또 한번 국제경쟁에서 패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 우리나라 지방행 정의 경우 1995년 민선단체장 체제 출 범이후 과거 중앙정부 주도에 의한 획 일적인 경영방식에서 탈피하여 지자체 스스로 경쟁과 효율에 중점을 두고 다 양한 아이디어와 전략을 수립, 각종 사 업을 추진하여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지방자치 경영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대내외적 환경속에서 세계화 · 지방화를 동시에 추구해야만 하 는 지방자치단체는 단순히 환경의 요구 에 순응하는 차원을 뛰어 넘어 스스로 자 기변신과 끊임없는 개혁으로 생산성 향 상과 고객이 요구하는 행정서비스를 창출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있 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와 도전에 유유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의 유능하고 양심적인 리더쉽이 절대 필요하다. 특히 민선단체장의 리더쉽은 더욱 그러하다.

여기서 단체장의 리더쉽은 개인적인 사생활을 잘 관리하는 것도 포함된다. 막 대한 예산을 집행하고 인사권을 갖고 있 는 단체장은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공적인 의사결정 에서 생길 수 있는 윤리에 대한 문제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 공직자로 서의 윤리문제는 모든 공직자가 꼭 준수 해야 할 규범이지만 그 중에서도 선출직 에 있는 사람의 윤리의식은 한 차원 더 높기를 기대하는 것이 우리 사회이고 보

면 특히 각종 이권과 특혜가 걸려있다고 생각되는 지방행정에 있어서 선출직 단 체장의 운신의 폭은 좁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단체장은 처음부터서 자신이 할 수 있고 또 해서는 안 되는 일에 대 한 분명한 한계선을 긋고 살아가야 하 는 어쩌면 고독한 자리일 수도 있다.

그래서 자치단체장은 주민들 뿐만 아 니라 제도적으로 비판하는 언론의 주요 감시 대상이 되고 있으며 도덕적 · 윤리 적으로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불거진 영암군수의 종가신축 및 유적지 보수와 관련한 신 중치 못한 처신은 여러 가지로 아쉬움 을 남기고 있다. 문화재보수사업 명목 으로 재임기간중 자신의 문중에 6억원 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집중 투입한 것 이라든지, 법을 앞장서 지켜야 할 지도 자가 스스로 실정법을 어긴 행위는 도 덕성 문체까지 제기되고 있다.

종가집 신축문제도 자신과 무관한 문 중의 일로 애매모호한 문화재보호법 때 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강변하고 싶겠지 만 '오이밭에서 신발 끈을 고쳐매는 격'이라고나 할까 자신이 거주할 주택 이라는 점 때문에 시선의 집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일부 신문에서 제기 한 문화재 공사의 특정인에 대한 특혜 의혹도 이같은 차원에서 여러 가지로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특히 선거우유증으로 애써 의미를 죽 소하거나 언론보도 자체를 특정인과 연 관시키려는 행태는 본말이 호도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적절치 못한 행태 다. 물론 선거과정에서 한 건 터뜨리고 자 하는 상대후보측의 얄팍한 전략도 문제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불법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언 론에 내비치는 반위협적 언사나 사적 감정으로 매도하는 행위는 공인으로써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떳떳하다면 보다 의연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이 시 점에서 필요할 것이다.

문 배 근 본지 발행인·편집국장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