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면 구산리 '마을 옆 공터. 예전에는 마을에서 발생한 쓰레 기를 이곳 공터에다 버리면 청소차가 수거해갔다.

그러나 지금은 분리수거용 규격봉투가 나오면서 쓰레기 하치장이 필요없게 됐다. 규격봉투를 사용해 집앞에 내놓으면 쓰레기 차가 수거해 가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규격봉투에 쓰레기를 넣어 버리는 주민들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청소차가 순회할 필요도 없게 됐다.

결국 농촌마을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오갈데 없는 신세가 되어 예전에 버리던 공터에 쌓이거나 소각되는 전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환경오염을 부추기는 이같은 사례는 비단 구산리 뿐만 아니다. 영암지역 대부분의 농촌이 이 같은 실정에 있다.

농촌에 사는 주민들이 굳이 돈을 들여 규격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다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 데 따른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당국에서는 빈 공터에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도록 촉구하며 벌금을 물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영세가정에 무료로 주는 규격 봉투도 제대로 활용이 안되고 있는 현실에서 규격봉투를 구입해 사용하라는 것은 아직 먼 나라의 얘기일 뿐이라는 것이다.

현재 읍면소재지에서는 쓰레기 분리수거가 정착돼 가고 있는 실정이지만 농촌마을은 주민들의 인식 부족으로 아무 데나 버리고 있어 큰 문제로 대두되 고 있다.

농촌에서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는 사람들에 대해 지속적인 흥보나 강한 단속이 필요하지만 농촌지역 인구의 노령화 추세를 감안, 쓰레기 봉투 무료제공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농촌 쓰레기 문제의 해결점을 찾아 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종면 구산리 배모씨 (65)는 "대부분의 마을 주민들이 나이가 많아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면소재지까지 나가 쓰레기 봉지를 사다가 버리는 가정은 단 한가정도 없다"며 "농촌의 쓰레기 수거는 도시와 달리 행정당국에서 예전 처럼 주민들이 쓰레기를 한곳에 모아두면 수거해 가는 방법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무단으로 쓰레기를 버리면 1백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푯말이 세워져 있으나 농촌 빈터 곳곳에는 주민들의 인식부족으로 쓰레기가 계속 버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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