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타고 신북를 지나 덕진 내리막 길에 접어들면 항상 보아도 아}름다운 월출산이 시야 가득 살아있는 풍경으로 다가선다.

철따라 변하는 물소리, 바람소리,운무(雲露), 가을단풍, 설산(雪山) 그리고 설해목 (雪害木)..... 무엇하나 감탄하지 않을 것 없는 명산의 자태(妾態)가 나를 반긴다.

어쩌면 그 풍경은 어릴 적 어머님 따라 외가에 갔을 때 굴뚝너머에 있었고 책보자기 허리에 매고 학교에 갈 때는 등뒤에서 따라 다녔으며, 마을 뒤편 언덕에서 철없이 뛰어 놀때도 나를 감싸고 있었을 것이다.

그 시절 추억들을 월출산 바위틈에 묻어두고 떠난 출향인들의 가슴게는 돌아가신 어머님처럼 절이게 보고 싶은 산이요, 그들의 마음을 적시는 한편의 애향시(愛鄕詩)로 남아있다.

가끔 출향인들과 술자리를 할 때면 빠지지 않은 이야기 거리로 월출산이 오르 내리는 것을 보면. 영암을 고향이 라고 말하는 불혹(不藏)의 나이를 넘긴 사람들에게 월출산은 사상(居想)처럼 정형(定型)화된 상징을 지니고 있다해 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월출산은 영암인들에게 정복 의 대상이 아니라, 보고, 찾아가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사랑의 대상인 것이다. 월출산이 내 고힘에 자리함은 글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무한한 자연의 혜택이다.

천황봉 넘어온 바람이 골짜기를 거쳐 계곡물과 어우러진 소리는 음의 본질을 형성하여 영혼을 울리기에,아름다운 선율(旋律)을 느끼게 하며 철따라 변하는 색상과 바위의 조화는 천년이 더 지나도 퇴색이나 변형이 없는 미술품으로 세파(世皮)가 헤집고 다닌 망막(網膜)을 채색(彩色)하여 두뇌 깊은 곳에 잠든 예술혼을 일깨운다.

월출산은 신이 편애(偏愛)하여 영암인들에게 선물한 종합예술품이다. 나는 월출산을 보며 터득한 나만의 종교가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대자연의 섭리(變理)에 순종하여 거대한 자연속의 월출산,그 앞에서 겸손해야 할 나를 발견하 고, 낮은 자세로 살 수밖에 없는 인간임을 직시(直視)하는 삶을 영위(營爲)하 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가슴 한 런에. 자리한 월출산 계곡에 속세(浴世)의 마음을 털어 버리고, 태초부터 지금까지 침묵하며, 무언의 가르침으로 다가서는 월출 산의 섭리로 삶과 영혼을 채운다면 월출산처럼 아름다운 자아(自我)를 발견 할 수 있으리라.

이 아름다운 자아에 투영(投影)된 월출산 풍경은 세월이 지날수록 영암인들의 가슴에 각인(刻印)되어, 서로 달리 분출되는 애향(愛鄕)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월출산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하나됨을 찾을 것이다.

우리는 월출산을 사랑하는 영암인이 다.

김전호 시종중학교 행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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