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인류의 정신적ㆍ가치적 소산이 라고 한다면, 문명은 물질적ㆍ과학기술적 소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견해를 서구의 철학적ㆍ사회학적 전통 속에서도 볼 수 있는바, 곧 문명을 문화의 대칭 개념으로 여기면서 그 무수한 하나의 형태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문명을 문화속에서 하나의 특수한 형태로 본다는 것은 문화인류학의 보급과 진전에 따라 일반화된 것으로서 도시적인 요소, 과학기술의 고도화, 전문적 직업의 분화, 그리고 사회의 계층분화 등 넓은 의미의 총체로서의 문화복합체를 문명이라고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인간의 지혜가 밝아지고, 생활이 발달하여 수준높은 민도를 가진 상태의 국가를「문명국가」라고 하는 것이다. 여기에 전통을 가미하여 우리들 자신을 스스로 긍정하고 일정 사회의 문화를 아끼고 신뢰하는 마음이 있어야 할 것이다. 즉 기계적으로 무지각하게 유지시키고, 믿는 가치의식을 높이면서 특정의 시대사상에 구애됨이 없이 조상들의 문화유산속에 담긴 「얼」과 선인들이 남긴 정신사상을 재조명하고 발양, 창조함으로서 「삶의 모든 모습」을 보다 물질문명의 향상으로 투영시켜 가야할 것이다.

위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21세기를 살아가는 하나의 좌표로 「영암문명」을 밝히고져 한다.

영암은 우리나라 역사생성 이대로 문화와 문명지로서 그 자연환경과 더불어 지리가 좋고, 생리가 좋으며, 나아가 인심과 산수가 좋은 고장이다. 그것은 실증적으로 선사시대에서부터 삼한시대를 거쳐,삼국시대와 고려조를 내려오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계승되어 온 것이다. 즉 월출산하를 중심으로 한 영암의 자연지리적ㆍ인문지리적ㆍ정치행정ㆍ사회경제지리적 조건이 좋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995년 고려 성종때 영암이 남주안남 도호부가 되어 전남서남부의 정치ㆍ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하였던 것이다. 인물사적인 측면은 차지하고라도 영암을 일컬어 정신문화의 고장중의 고장이라고 높이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 영암은 21세기를 개막함에 있어 「지방자치」와 「국제화」그리고 「정보화」 라고 하는 첨예한 국면을 맞고 있다. 위의 세 가지는 필연적이고 현실적이며 가시적이다. 바로 이 세 가지를 충족시키도록 노력하는 것이 영암의 높은 문명화를 성취시키는 일이라 하겠다.

이를 위하여 첫째 영암의 정신문화를 소중히 지키고 계발하는데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영암문화원아 발행하는 「월출의 맥박」이 120호에 달하는 바 그 속에 담긴 행적과 과제들을 더욱 개발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며, 아울러 「영암군 소식」지가 보다 문화정책 측면을 배려할 것을 바라고, 창간발행이 일천하지만, 「영암신문」이 보다 발전하여 문화 계발과 문명화의 선도적 역할을 해줄 것을 확신하고 싶다. 둘째도 영암문명은 단체자치와 군먼자치가 지방자치로 결합 되어 하나로 통합된 공동체의식이 현실화 됨으로서 궁극적으로 삶의 질이 향상 되는 공동체 목적달성으로 그 꽃을 피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열악한 재정을 자립시키는 차원에서 지역경제를 육성하면서 지금과 같은 특화산업을 더욱더 활성해야 할 것이며, 이것이 곧 국제화 시대에 걸맞는 경제적 발전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본다. 끝으로 「정치의 행정화」와 「행정의 정치화」를 조화있게 운영하자는 것이다. 정치가 행정 작용과 행정의 정치적 작용이 조화를 이룰 때 자치발전은 가속화 될 것이다.

이것이 곧 문명화된 영암자치의 본령으로서 영암군민과 지역사회의 질 높은 삶의 모습으로 실현되리라 믿는다.

김희오 삼호면 서호리 출신 정치학박사 동국대학교 법정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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