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장마, 기습 폭우 등으로 짜증스러웠던 올 여름도 서서히 가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분다. 하긴 이달 23일이 여름이 지나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을을 맞게 된다는 ’처서(處暑)’다. 오곡이 누렇게 익은 고향 농촌의 가을이 성큼 눈앞에다가 온 느낌이다.

요즘 서울의 공원과 야산은 조석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이곳은 달리기와 속보, 가벼운 등산.등으로 운동을하는 사람들로 점점 늘어가고 있다. 한강변을 비롯한 여의도와 일산 호수 공원, 월드 컵 경기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마포의 상암 경기장 주변 공원. 주택가와 인접 한 서울시내 야산에는 새벽과 늦은 밤에도 운동을 하는 남녀노소가 아주 많다.

옛날 우리나라 임금님의 평균 수명은 45세 전후였다고 '역사학자들은 말한다. 운동은 전혀 하지 않은 채 진수성찬만 먹고 수많은 후궁들을 거느리고 쾌락을 즐겼기 때문이라 한다.

필자가 어렸을 때만해도 환갑까지만 살아도 장수했다며 동네사람들을 초청해 마을 잔치를 벌였다. 요즘은 평균 수명이 80세에 가깝다. 지금은 환갑잔치는 물론 칠순잔치도 생략할 정도로 장수하고 있다.

인간의 수명을 예측하는데는 흡연 여부나 비만도 심장질환의 유무 등다른 어떤 요인보다도 운동 능력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MS NBC 방송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팰러앨토 퇴역장병 보건센터와 스탠버드 대학 연구팀이 6천여명의 중년 남녀를 상대로 운동부하 검사를 실시해 운동능력을 측정한 뒤 10여년 동안 이들을 추적한 결과 오래 사는데는 운동 능력이 가장 중요한 결정 요인이라고 밝혀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산소대사 량으로 측정한 운동능력단위(MET)가 한단계 높을수록 생존율은 12%씩 증가 한다고 한다. 또 운동 능력이 가장 떨어 지는 층은 가장 뛰어난 층에 비해 6년 내에 사망할 확률이 4.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사실은 조사 대상자의 심장 질환이나 고혈압, 고콜레 스테롤증, 비만, 흡연 여부와 상관없이 동일했다. 이와 관련 격렬한 운동을 할 필요는 없지만 하루 한차례 30분간 걷기,운동만 해도 생존율은 크게 증가한다고 한다. 한 운동 처방가는 뚱뚱하 더라도 운동을 하면 아무 운동을 하지 않은 것보다 더 건강하고 하루 한 갑의 담배를 피우더라도 운동을 하면 운동하지 않은 비흡연자보다는 장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필자는 30년 가까이 24시간 긴장하는 방송기자로 생활하면서 아직까지는 건강에 자신이 있다. 아무리 바빠도 하루 30분 이상 반드시 운동을 한다. 이른 아침 출근 전에 주택가 근처 이산을 오르거나 비가 오면 헬스클럽에서 러닝머신에 올라 속보로 걷거나 뛰면서 땀을 뺀다. 1년 4계절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운 동을 하고 있다. 운동을 하고 나면 기분이 상쾌하고 모든 일에 자신감과 의욕이 넘쳐흐른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다.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 가면서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승리하려 면 가장 먼저 건강 관리부터 철저히 해야 한다. 건강은 자기 관리의 우선 목표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많이 먹고 움직이지 않으면 비만은 반드시 찾아오고 질병도 따라 온다. 옷도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어야 하듯 운동도 자신의 운동 능력에 맞는 종류와 강도, 빈도 등을 결 정해서 해야한다. 알맞은 운동은 건강을 보장한다. 운동은 비만.고혈압.당뇨 병.우울증.불안증.골다공증 등 질병 을 예방한다고 의사들은 강조하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가 사는 시대에 장수하는 최고의 보약은 운동이다.

윤재흥 서호면 몽해리 아천 출신 정치학박사 KBS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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