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농민들이 급기야 분을 삭이지 못하고 서울에 입성했다. 도내 최대 마늘 주산지인 무안에서는 600여명의 농민이 22대의 전세버스에 나눠타고 머리띠와 플래카드, 마늘 등을 준비해 22 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 마늘 비밀협 상 규탄 농민대회’에 참석했다. 함평.고흥. 장흥. 보성. 나주 . 해남군에서도 6..여명의 농민이 상경해 정부를 상대 로 마늘협상의 전면 무효화를 촉구했다.

서울 사직공원에서 열린 이날 규탄대 회는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전국 24개 농민단체 소속 농민 3천여명 가운데 전 남지역 농민이 절반을 차지했다. 이날 대회에 참석한 농민들은 "정부는 한중 마늘협상에서 비밀리에 마늘을 팔아먹고 농민생존권을 헐값에 중국 정부에 넘기는 등 국민들을 상대로 사기극을 펼쳤다"고 절규했다.

피를 토해내듯 아우성치는 이들의 심정을 탁상머리에 앉아 있는 정부 고위 관리가 얼마나 알 것인꾸}. 사람이 목에 칼을 들이대야만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건 아니다. 농민들이 당장 생존권을 박 탈당하는 데 앉아서 당할 사람 누가 있겠는가. 그동안 수없이 채이고 살아온 농민들의 한과 설움을 대체 위정자와 도시민들이 얼마나 헤아릴 수 있겠는가.

이번 ‘마늘사태’를 바라보는 농민의 자식들은 어떠한 심정일까. 서울에서 굳 세게 살아가는 도시민들도 예사롭지 않을 것임엔 틀림없다. 그들도 분명 농민의 자식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 또한 농민의 자식으로서 억장이 무너지는 듯한 심정이며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삭일 수 없다. 현 정부의 무능과 실 정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어떻게 일귀놓은 정권인데 이 지경까지 이르렀단 말인가. 최소한 미리 까발려 놓고 농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대책을 세웠어야 했다. 책임지는 사람 없고 물러나면 그 뿐인가.

들이켜 보면 역대정권에 수십년간 철저히 소외되면서 버림받은 땅, ‘전라도’ 로 남지 않기 위해 그 얼마나 몸부림쳤 던가. 그런데 고작 이 정도란 말인가.

농민의 자식으로 태어나 가난을 이겨 내고자 했지만 가난의 굴레는 아직도 지울 수 없는게 전라도 사람들의 현실 이다. 그래서 지금 전라도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 든다. 과장된 표현 일까. 아니다. 단지 말을 아낄 뿐이다. 말해봤자 소용이 없는 짓이니까…. 도무 지 이젠 믿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고, 기 댈만한 구석도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전라도 사람들의 민주 당에 대한 그칠 줄 모르는 애정행각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한마디로 무조건적이었고 막가파식이었다. 그 래서 황색 깃발이면 모든게 통했다. 지 금까지도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원님 덕분에 나팔 분’ 인사도 많이 생겨났다.

DJ가 92년 대선에서 패배한 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을 때 그리고 97년 재기 에 성공해 대통령으로 우리 곁에 다시 돌아 왔을 때 함께 흘렸던 눈물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만큼 태는 전라도 사람들의 등불이자 희망이었다. 그런데 지금 세상 돌아가는 꼴이 어떠한가.

얼마 전에는 총리를 포함한 개각을 단행했다. 평균 10개월에도 못미치는 장 관의 평균수명은 문제가 있다며 자신은 반드시 시정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농수산물 유통문제, 언론개혁, 세제개혁 을 통한 부의 분배 등등…그러나 역대 정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자식의 부패까지도 말이다.

부부싸움도 애정이 있어야 한다고들 곧잘 말한다. 역으로 애정이 없으면 무 관심이다. 전라도 사람들의 민주당에 대한 무관심은 애정이 식어가고 있 다는 반증일 것이다.

문배근 본지 발행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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