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이진 과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탐 사대의 가라쓰 항 입항 환영식을 극적 으로 연출해 내기 위해서 언론에 노출 시키지 말고 정박지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행사시간에 맞춰 입항하라는 요구다.

일본의 언론사들이 이미 헬기를 띄워 취재하였기 때문에 통제의 의미가 없다고 이해를 구하고, 일본은 입국 절차가 까다로워 행사시간에 맞추어 입항할수 없다고 전하자 후쿠오카 총영사관께 말씀드려 행사시간 이전에 정박지로 출입국 관리요원들이 도 선하여 입국수속을 마칠 수 있도록 한 다는 말씀이다.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닐텐데 하는 의심을 가지면서도 총영사라면 가능하리라 기대해본다. 이 상황을 채바다 대장에게 전하고 대원들에게도 알렸다.

조금 후, 탐사대 이기인 실장이, 채 대장이 왕인호에서 나를 찾는다고 하여 선미로 나갔다.

채 대장이 나를 보자 눈에 힘을 주며, "이 계장 말이야! 우리가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이 탐사에 대성공을 하 였는데 말이야! 이 과장의 뜻은 알겠 지만 이틀씩이나 바다에 잡아 둔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의 사정을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애. 그래서 이 사항을 빨리 보고하여 오늘 입국이 되도록 하라고 알았지. 탐사대원을 보호할 책 임이 대장인 나에게 있다구." 하며 불 편한 심기를 편다.

내 자신이 입국하여 가라쓰 온천에 몸을 담그고 싶은 심정인데도 말하는 뉘앙스에서 속이 상하여 이 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바꿔주고 잠시 그 자리를 떠나 숨을 몰아 쉬고 전화가 끝날 때 쯤, 전화기를 받아 들고 선실로 돌아 오면서 곰곰히 생각했다.

왜, 아까는 행사 계획에 동조하는 분위기였는데 바뀌었을까. 한참을 생 각하다 보니 무언가 감이 잡히는 것 같다. 탐사대원 중 그가 충동질하였음을…..

곧바로 이 과장에게서 전화가 와서 탐사대원이 죽을 정도냐고 확인한다. "대기한다고 해서 죽지는 않지만 눈앞에 가라쓰 항을 두고 바다 한가운데 대기한다는 것은 항해중인 것과 달리 제 자신부터가 죽을 맛이고 탐사대 분위기가 그러니 영사관에 입국수속이 되도록 조치하여 주시지요! 그리고 탐 사대원의 오사카 이동문제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하고 문의하니 탐사대원 다섯 명에 대한 가라쓰 항의 환영식 이후 모든 경비와 세미나, 보고서 작성 비용 등은 채바다 대장이 책임지기 로 계약이 되어 있으니 채 대장이 책 임지도록 조치하고 그 외의 기자단과 행정요원은 별도로 대비할 계획이니 그 한계 조치를 당부하여, 나의 고민이 또다시 발생되었다.

오전,10시

입국에 대한 이진 과장의 전화를 기다리지 못해 또 전화를 걸었다. 토요 일이라 영사와 통화를 할 수가 없으니 비노출을 조건으로 이과장 책임하에 입국 하용을 결심하자, 이과장께서 해운사 최부장에게 중지한 입국수속을 재개하도록 연락 요청하셨다. 이 사실을 대원들에게 알리면서 체재경비는 자기 책임으로 한다고 못을 박았다

20여분이 흘렀을까! 해운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우선 사람만 입국하는데 도선 비용만 50여 만원이 소요된다는 내용이다. 다시 연락하기로 하고 대원 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그렇게 많은 경비가 소요된다면 구태여 사전에 입 국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모두 포기하고 만다. 이러한 진통 속에 오늘보다는 그 다음날이 그리고 당일 오전이 더 지긋지긋한 이틀 반의 해상대기에 들어가게 되었다.

.(환영식 이후 일정과 소요경비의 부 담관계로 서로의 갈등과 고민스럽고 피곤한 내용에 대해서는 지루하고 재 미없는 내용들이기 때문에 마음 속에 묻어 두기로 한다.)

떼배에 동승 항해한 이재수 PD에게 노고에 대한 격려와 함께 멀미 등 어 려움이 없었느냐고 물었더니 ‘배멀미는 각오했지만 두분(채바다 탐사대장과 김덕주 선장)께서 도움을 많이 주셨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고, 다만 항 해 3일째 큰 파도가 왕인호를 덮쳐 추 위와 무서움을 느꼈다."고 한다.

김덕주 선장이 우선 몸부터 씻어야 겠다고 연화호 샤워장으로 달려간다.

이번 탐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분석되는 분이 김덕주 선장이신데 김선장은 원래 무역선 선장 으로 재직하다 퇴직 후 제주에서 식당을 개업한 분이며, 그 경륜을 바탕으로 바람과 조류를 계산하여 항로를 결정한 분이시다.

한참 후 김선장이 어! 시원하다, 하면서 워장을 나선다. 정말 수고 많으셨다는 인사를 건네고, 항해 영웅담 을 물었더니, 떼배에서 20여m의 동아 줄에 부표를 달아놓은 것이 조류를 직 선으로 타고 갈 수 있는 효과와 파도에 떼배의 전복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어 이번 탐사에서 높은 파도와 강한 바람을 이겨내고 성공할 수 있었다는 김덕주 선장의 확신에 찬 설명이다. 역학'관계를 생각할 때에 충분히 공감 이 갔다.

해상 대기는 술과 그리고 양아리 그팀과 탐사대 김이사는 고스톱, 이 선장과 KBS 다큐제작팀은 카드놀이가 제격이다.〈계속〉

[사진]왕인호 떼배가 일본국 해상보안청 순시함의 호위를 받고〈사진 왼쪽〉있으며 원인호 떼배가 일본국 가라쯔성(城)을 지나고 있다.

이정훈 영암군 기획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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