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옹기 화병에 아직 머물은 백합 몇 송이 꽂았다 허리 만큼 차오른 화병의 물 속에서 노란 꽃술 내밀 소중한 희망이었다. 꽃잎이 가슴을 열어 꽃술을 낳고 쏟아지는 눈길 가득히 모아 향기로 낳으는 허무한 성을 샇는다 꽃으로 피워 있던 날이 사실은 명 날도 안되는데 꼭가루 곷잎에 떨궈 꽃가르 꽃잎에 떨궈 붉은 눈물로 적시고 품었던 묶음 차라리 비우는 옹기 화병 꽃보다 더 고운 아름다음이어라

박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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