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니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거둘 때가 있다고 성경의 전도서에서는 세상 의 이치를 말해주고 있다.

세계는 월드컵의 열기에 묻혀 있고,더구 나 16강 진출의 목표를 넘어 8강 진출까지 성취한 우리 나라는 그야말로 기쁨과 축제의 분위기로 넉넉해져 있다. 그러한 월드컵 열 기 속에서 각 지방 자치단체장 선거도 끝이 났다. 나는 이 기간동안에 스포츠와 선거의 두 가지 경기를 참으로 흥미롭게 지켜보았 다.

지피지기(知波知己)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 했듯이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도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여서 상대 팀들의 전술을 파악 하고 경기에 임했었고,선거에 출마했었던 각각의 후보들 역시 상대방 후보에 대하여 면밀한 정보를 수집해서 선거에 임했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왜 스포츠에 대한 승 리에 대해서는 온 국민이 마음의 벽도, 지역 의 벽도 없이 열광하며 날이 새도록 축하를 하고도 모자란 마음인데, 민주주의의 꽃이며 한바탕의 축제여야 할 선거의 뒤는 늘 씁쓸 하며 심정이 괴로운 것일까.

나는 그 문제의 해답을 스포츠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규칙을 준수하면서 정정당당하며, 누가 보아도 아름답고 공평한 경쟁으로 마지막까지 자신의 모든 열정과 기 량을 후회 없이 발휘하여 승리했을 때 진정 한 승리를 인정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못한 승리는 오노처럼 오노액션이란 씻지 못 한 오명조차 얻게되니까.

선거의 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지역의 주요 원인은 네거티브 선거운동 때문이었다고 한 다. 미래지향적인 정책과 신사적인 모습으로 유권자를 찾지 않고, 상대방에 대한 단점과 공격을 우선하며 유권자를 신물나게 했기 때 문이다.

월드컵 16강, 8강 전출의 꿈을 이루어준 히 딩크 감독과 우리 선수들은 버려야 할 생각 과 자세와 방법들을 과감히 버리고 새롭게 익혀야 할 것들을 받아들여 바르게 심고 알 찬 결실을 거두어 들였다.

이제 우리의 선거 풍토에서도 구습과 악습 의 모든 불의한 태도들을 버리고,수많은 사 람들의 피와 절규로 성취된 민주주의의 발전 속에서, 선거가 온 나라의 축제가 될 수 있도 록 바르게 심고 아름답게 거두어서 승자도 패자도 함께 악수하며 어우러지는 뒤풀이를 할 수 있는 참 민주주의의 세상을 꿈꾸어 본 다.

[사진]김연숙

솔문학동인, 전남문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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