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월드컵 축구 한국팀 응원하는 재 미에 신다는 사람이 다.

대회가 끝나면 한국사람들 대체 무슨 낙으로 살지 걱정된다는 사람도 있다.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에너지의 폭발을 온 국민이 눈으로 보고 직접 체험하면서 새삼스런 충격으로 스스로를 돌아보고 있 는 것이 요즘의 우리 모습이다. 예선전에 서만 해도 몇십만에 그쳤던 거리응원 인파 가 16강, 8강전으로 올라가며 기하급수적 으로 늘어나 몇백만을 헤아리자 이같은 한 국인들의 모습을 두고 여러 얘기들이 나오 고 있다. 또 이런 에너지를 국가발전에 어 떻게 살려 쓸 것인가. 새로운 과제를 인식 하기 시작했다.

개막초기만 해도 월드컵 효과가 이런 방힘에서 이렇게 크게 나타나리라고는 누 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어쨌든 결과는 대 성공이었고 88올림픽보다 몇배는 더할둣 싶은 성과 앞에서 사람의 지혜나 계산을 뛰어넘는 '하늘의 뜻' 같은 초월적 의지를 느낀다. 한마디로 '한국은 되는 나라구나' 하는 안도감과 자부심이 모든 한국인의 가 슴속 넘쳐나고 있다.

이점에서 축구팀의 최종성적이 어떻게 나오든 우리는 이미 2002월드컵의 승리자다.

이제 생각하고 준비할 것은 월드컵이후 다. 무엇보다 먼저 승리자다운 아량과 품격과 분발이 함께 요구된다.

축구부터 생각해보자. 월드컵 이전 우리 나라에서 축구는 사실상 비인기종목이었 다. 프로축구 경기장의 텅텅 빈 관중석은 바로 시민의 관심밖에 있는 스포츠를 실증 해 보여주었다. 월드컵이후에도 같은 상황 이 지속된다면 월드컵기간 한국인들이 보 여준 열광적 관심이 축구사랑과는 다른 것 이었음을 세계인들에게 일깨워주는 결과 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의무:}으로 축구장에 나 가 앉을 필요는 없다. 축구든 야구든 배구 든 적어도 하나쯤의 스포츠에 진지한 관심 을 갖고 꾸준하게 지원하는 문화를 만들고 가꾸어 가자는 얘기다.

현대사회에서 스포츠는 단순한 여가선 용 이상의 생활이고 산업이다. 이번에 축 구 하나로 한국이 거둔 국가이미지 향상 성과는 그동안 정부가 몇십년에 걸쳐 막대 한 예산을 투입해 벌인 외교활동보다 컸다 는 사실을 유념하자. 세계인의 다수가 좋 아하는 여러 종목의 스포츠를 고루 발전시 ' 키는데 '붉은 익마' 같은 결속과 지속적인 사랑, 그리고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자면 애국심으로 뭉치는 단계를 벗 어나 경기자체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맨날 변방을 맴돌던 한국축구를 세계 중심까지 끌어올린 히딩크의 리더십, 특히 선수관리를 사회 전반으로확산시킬필요 성도 크다. 일체의 연고를 배제한'실력주 의, 기본중시, 과학적 체력관리와 전술훈 련, 신뢰,일인다역을 전제한 내부경쟁 유 도등은 축구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아에 서 통용될 수 있는 일종의 기본원리에 해 당한다. 특히 기대만큼 못하거나 실패를 하는 경우라도 따뜻하게 위로 격려하면서 만회의 기회를 주는 인내심과 여유가 필요 하다. 조금 잘하면 영웅으로 치켜 올렸다 가 한번 실수하면 팅바닥에 내동맹이 치 는 식의 성급하고 감성적인 자세를 이제는 바꿔야 한다.

히딩크가 아무리 국민들에게 큰 만족을 선사했다해도 그를 강제로 귀화시켜 한국 인으로 만들자거나 그의 흑인여자친구를 거론하며 사생활을 문제삼던 일부언론이 히딩크에 어울리는 여자연예인이라며 특 정인을 거명하는 등의 의식과 행태는 천박 할 뿐 아니라 본인의 인격과 한국인의 자 존심에도 관련되는 망발이다. 시번들의 각 성만이 이런 행태를 바꾼다.

히딩크가 이끈 한국팀은 실은 이미 다 아 는 선수들이다. 단지 지도자가 바뀌자 믿을 수 없는 실력을 키워 보여주었을 뿐이다. 축구뿐이겠는가. 정치,행정 할 것없이 모든 분이에서 리더의 교체만이 한국이 사는 길 이다. 12월 대선에 무엇보다 좋은 교훈이다.

[사진]문병호 영암읍 장암리 출신 중앙일보 편집국장 대리 중앙일보 J&P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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